언젠가 어디선가 다시만나16

달이예쁘네

by Mimi

오늘도 어김없이 바쁜 하루가 저물어 간다.

한국에서의 일도 쉽지 않았지만,

새로운 언어와 낯선 환경 속에서의 하루하루는 더욱 쉽지 않았다.


퇴근 무렵, 사키에게서 메시지가 온다.


사키 : 끝났어? 혼자 오기 힘들면 내가 데리러 갈까?


씨티에서 그를 만난다.

보고 싶었다며 꽉 안아주는 그의 품.

그 순간, 마음 깊이 든 생각.

아무것도 아닌일상에 특별함은 이런걸까


함께 장을 보고 그의 집으로 돌아와

함께 장을 보고 요리를 했다

그는 일본 요리, 나는 한국 요리.


그가 음식을 맛을 봤을 보더니 말했다


사키 : 너무 맛있다. 역시 넌 뭐든 잘하네.


나 : 네 요리도 너무 맛있어.


식사가 끝나고 소파에 기대앉고

내 머리는 그의 무릎에 놓여 있고,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사키 : 하루종일 네가 보고 싶었어.

나 : 나도

사키 : 당신의 하루가 늘 궁금해 오늘 많은일이 있었어?

누군가가 내하루를 이렇게 궁금해해준적은 없었다


밥을 먹고 소파에 누워 함께 영화를 보다가 발코니로 나가 담배를 피우는데

그날 유난히 달이 밝고 예뻤다

그때 그가 말했다


사키 : ツキがきれいね. (츠키가 키레이네)


나 : 무슨 뜻이야?


사키 : 글쎄, 그건 네가 찾아봐.


나중에 알았다.

“달이 예쁘다”라는 말 속에는, “너를 좋아한다”는 고백이 숨어 있었다는 걸.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고백이였다


소파에 누워 다시 영화를 보는데 문득 궁금해졌다


나 : 그런데 일본에서는 뭐라고 말해? 생각해보니, 넌 아직 나한테 고백하지 않았는걸?


사키는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사키 : 뭐? 그게 고백이 아니면 뭐야.


나 : 정식으로 말하지 않았잖아. 그럼 나는 아직 네 여자친구가 아닌 거네?


사키는 어이가 없다는듯 웃더니

사키 : 당신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어

나 : 그래서 나를 더 좋아하는거잖아

사키 : 그래맞아 인정 하기 싫지만 인정할께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운 시간.

그가 갑자기 조용히 말한다.


사키 : 付き合ってください. (츠키앗테 쿠다사이)

“저와 사귀어 주세요.”


순간 심장이 뛰었다.


나 : はい… (하이)


가벼운 듯 대답했지만, 얼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도 자기가 한 말에 부끄러운 듯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너무 장난스럽지도 너무 진지하지도 않은 수줍은 고백은 우리의 나이와 그날 달이 유독 예뻤던 밤과

잘어울렸다

그렇게 나는 그의 정식 여자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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