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9월에 남매 쌍둥이를 출산하였습니다. 출산 후 두 아이를 키우면서 간단한 메모장으로 작성하던 것이 육아 일기장이 되고 어린이집, 초중고, 대학, 직장에 이르기까지 인생일기를 33년간 쓰고 있습니다.
<일기의 시작> 1991년 1월 15일 주인공 쌍둥이의 엄마 최경화씨는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합니다. 그리고 2월27일 쌍둥이는 10주 4일이 되었다는 판정을 받습니다. 쌍둥이 육아일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1991. 9. 9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1분 차이로 남매 아이가 태어나고 육아일기는 계속됩니다. 먼저 태어난 딸은 현아, 1分差(분차) 남동생은 현재입니다.
엄마는 해가 지난 여분의 수첩의 여백을 이용하여 일기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1991. 12. 17에 일기가 시작됩니다. 현아와 현재 쌍둥이가 먹고 자고 배설하고 병원가는 일상의 생활이 기록되는 것입니다. 1992. 9. 12 태어난지 1년 3일만에 찍은 발도장이 재미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 진솔하고 치열하기까지 한 육아일기도 보입니다. 1993. 5. 12 일기에 보면 “현아가 아파서 짜증을 낸다. 우유병을 집어던진다. 현아가 또 아파서 짜증을 낼까 봐 무섭다”는 부분이 나옵니다. 아이 한 명도 키우기 힘들다는 요즘 상황인데 33년전 혼자서 쌍둥이를 키우는 엄마의 심정이 절절히 흐릅니다. 왜 나는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것일까.... 하는 한탄의 글도 보입니다.
시간이 흘러 1993. 9. 9에 아빠는 현아와 현재, 엄마에게 축전을 보냈는데 17년이 지난 오늘 축전을 펼치니 전자음악이 울려퍼집니다. 띠리리~~띠리리~~띠리리
1994. 10. 21자 일기에는 성수대교가 붕괴되었다는 사고내용을 간략히 적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뉴스가 매일 아침 나오자 현재는 아침 뉴스시간에 저 내용을 읽어보라 하면 어김없이 "삼풍백화점 붕괴"라고 외워서 읽었습니다. 그때가 3살 정도였으니 부모는 아이가 천재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현재입니다.
아빠는 임신, 출산, 육아과정을 간단히 정리한 약식 육아일기를 적었는데 1995. 2. 23에는 경기일보에 육아일기 내용이 나왔습니다. 예산담당관실에 근무할 당시에 사무실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퇴근하여 본사로 들어가던 김00기자가 잠시 들렀다가 육아일기 초본을 보고 기자정신으로 가져갔는데 마침 경기일보사가 발행하는 월간지에 넣은 것입니다. 2회에 걸쳐 게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깊은 인연은 다시 2010년 끼네스에 신청한 내용을 경기일보 장00기자가 선배 김00기자의 맥을 이어 취재하였고 이번에는 경기일보 일간지에 기사를 올렸던 것입니다.
1995. 3. 30 4살이 된 현재는 東亞日報를 비롯한 글자를 읽는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1996. 2. 20에는 글씨를 배우려고 일기장에 아이들이 낙서한 부분이 나타납니다.
1996. 12. 10에 규격화된 육아일기장은 일반 일기장으로 바뀝니다. 이때까지는 매일 1매의 서식을 작성하여 현아와 현재가 몇시에 일어나고 무었을 먹고 기저귀를 갈고,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예방접종을 하는 등 일종의 병원 차트 형식이었습니다. 일기장은 월별로 다른 제목으로 시작합니다. 자전거를 사달라는 아이들.... 용인이 시로 승격되었답니다.... 아빠는 해외여행중.... 등입니다.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점심을 먹고 오는 날이 많아지자 아이들의 식사, 병원보다는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적어두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7월 경기도 끼네스에 응모할 당시 육아일기 바인더북은 50권이었는데 3개월이 지난 현재 52권으로 2권이 늘었습니다. A4용지로 4,000장 정도의 분량입니다. 그리고 평생동안 살아가는 일기를 써서 바인더 100권을 채우겠다는 각오입니다. (이미 100권을 지나 117권 입니다)
<쌍둥이엄마 최경화> 쌍둥어머니 최경화씨는 기록을 좋아합니다. 매년 여름휴가를 다녀오면 바인더를 따로 마련하여 다녀온 여행자료를 정돈하고 간단한 소감을 적어두었습니다. 해외여행 자료도 정돈해 두어 가끔 읽어보기도 합니다.
특히 2008년 부부가 함께 이집트, 그리스, 터키를 다녀와서는 아주 소상하게 자료와 소감을 정돈하였습니다. 지금 보아도 또 한번 해외여행을 다녀온 듯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상장, 성적표, 영수증 등 작은 것들을 파일에 정돈하였습니다. 육아일기 이외에 부수적인 파일도 30권이 넘습니다. 요리, 건강, 학교, 영수증 철 등 다양합니다.
<쌍둥이아빠 이강석> 부창부수라는 말이 걸 맞는 부부입니다. 쌍둥이 아빠 이강석씨는 경기도청 공무원으로 30년을 근무하였는데 그동안 받은 발령장 40여장을 순서대로 정리하여 관리하고 있고 교육 수료증, 위촉장 등도 빠짐없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도지사로부터 발령장을 받는 사진도 정돈하고 있고 공직관련 각종 자료를 정돈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2007년 1년간의 장기교육 중에는 매일매일 명강사로부터 들은 수강내용을 정리하여 동료들에게 수시로 나누어 주었으며 수료직전에 책으로 출간하여 동료 교육생과 관련부서에 배부하였습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에서는 전무후무한 사례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중학생 때 쓴 글을 비롯해 공직생활 중 틈틈이 쓴 글을 모아 출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일생동안 쓴 글을 한권의 책으로 집대성한 것도 새로운 케이스가 될 것입니다.
또 각종 교육을 다녀오면 강의내용을 촘촘히 적어 공무원들이 참고하도록 청내 게시판과 개인 까페에 올려줍니다. 다물교육원, 경기도바로알기 300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진지 견학을 다녀와서 적은 기행문도 여러편을 도청 공무원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씨 1년반동안 근무했던 의회사무처 박신흥 처장은 이씨의 기록하는 모습을 보고 “적자생존”이라고 평했습니다. '적는 자 만이 살아 남는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마무리> 1년동안 편지 1통을 쓰기를 어려워하는 시대, 인터넷 시대, 디지털시대에 손으로 쓰는 아나로그 육아일기가 그 의미를 더합니다. 33년전에 쓴 육아일기 파일의 종이가 그만큼의 시간처럼 누렇게 변해갑니다.
그리고 쌍둥이 부모는 자신들의 작은 역사이야기인 육아일기가 경기도청 끼네스에 등재된 것이 혹시 이 시대의 큰 과제인 저출산 고령화중 저출산에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이처럼 숭고한 것임을 젊은이들에게 보다 많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소감의 말을 주면서 오늘의 리포터를 마치고자 합니다.
2019년 10월현재 아이들을 키우고 초중고를 지나 직장에 다니는 중에도 엄마와 아빠의 육아일기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일 저녁 하루를 마감하면서 살아낸 이야기를 한페이지 이상 꼬박꼬박 작성하고 있습니다.
[2019 부록] 기록의 달인 부부는 또 다른 기록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엄마는 요리에 필요한 레시피를 정리한 자료 바인더북이 80권이고 아빠는 공직동안의 자료가 70권입니다. 이 같은 기록의 습관은 1년간의 장기교육에서 들은 강의자료를 정리하여 자료집으로 발간하였고 부부는 아들의 26개월 군복무 중에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별도로 13권 바인더북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의 시대입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숭고한 행복의 나날을 요즘 젊은이들은 어려운 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바뀌어서 육아용품이 비싸고 어린이집, 유치원에 내야 하는 사교육비가 과도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만 인생의 행복은 돈이 아니라 출산과 육아를 통해 아름다운 가정을 구성하고 그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부의 일기가 주변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저출산을 이겨내는데 작은 의미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이를 키우고 아이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값진 일이라는 사실을 홍익인간의 마음으로 미혼의 젊은 남녀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