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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못한 시작

by 이강석

그날 이후 시는 늘

밤을 기다린다

늦은 밤 풍경에는

시심의 반디불이가

더 많이 다가선다


어린 마음으로 쓴 글

나이 들어도 그대로이니

시는 오히려

어린시절을 추억하는

자신의 어린 모습이로다


그날 이후 밤마다

시를 쓰던 소년은

그 정자에 길게 누워버린

달을 바라보며

새벽별 사위기 전에

오늘 여기에서

돌아보며 울어본다


시를 쓰지 못한

시작도 못한 시작으로

달 밝은 새벽길을

달리듯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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