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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기문 Jan 01. 2017

안중근 의사께 드리는 글

편지

2017년 첫날, 불초한 자손인 제가 안중근 선생님께 한 말씀드리려 펜을 잡았습니다. 지난해, 당신께서  그렇게 다시 찾고자 했던 대한민국의 자유가 일어섰습니다. 3.1 만세운동이 시작되었던 아우내와 같이 전국 방방곡곡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다시 일제의 치하에 들어간 것도 아니었고, 민족상잔의 포화가 들려온 것도 아니었습니다. 당신의 아이들이 거리로 나와서 촛불 하나 들고 한 마음이 된 것은 바로, 내 나라 우리 대한민국이 망국(亡國)의 길을 가려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땅히 나라의 어른이 되어야 할 위정자들은 대한의 근간인 헌법을 쥐고 흔들고 도끼질해서 수많은 생채기를 내고, 선생님 때의 열강들처럼 도덕(道德)을 까맣게 잊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사용해야 할 권력은 자신의 뱃속과 지 새끼의 속을 채우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연히 다른 이에게 가야 할 양식은 막혀 수많은 사람이 정신적인 아사에 이르렀습니다. 안중근 선생님, 당신의 시대 때는 수많은 젊음이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을 내던졌지만 이제는 그 나라가, 그 나라의 기득권이 젊음을 낭떠러지로 밀쳐냅니다.


선생님께서 그토록 바라마지 않았던 광복이 온 지 이제 겨우 70년을 넘었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경계해야 합니다. 나라가 나라에게 뺏앗겨야만 망국을 맞이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평온하고 화목함을 일컫는 말인 '평화(平和)'가 없는 나라 또한 망국입니다. 나라의 권력이 사익으로 바뀔 때 망국입니다. 내일을 바라보지 못할 때 망국입니다.   


지금 모두가 대한민국의 하늘이 어둡다 말합니다. 저 또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땅의 수많은 이들이 켜 놓은 촛불 하나하나가 작은 이정표 되어 1945년 8월 15일처럼 다시 한번 광복이 올 것이 저는 믿어 보겠습니다. 이육사 선생님의 광야에 나오는 그 초인(超人)이 대한민국의 5천만 모두의 가슴속에 잠자고 있음 을 믿으며 한 발 한 발 물러섬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2017년, 안중근 선생님 이제는 제가 루쉰에 계실 때의 당신보다 두 살이 많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는 무력하고 펜은 무겁습니다. 혹, 이글이 당신께 닿는다면  저 멀리서 작은 응원의 목소리가 들려오길 바라봅니다.


                                                                                        2017년 1월 1일

                                                                                                당신의 아이, 홍기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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