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아니라 상식이 바뀌는 시대
뷔페 식당에서였다.
식사를 마치고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접시를 치우러
로봇이 아닌 사람이 다가왔다.
그 모습을 보던 아이가 물었다.
“왜 사람이 와요?”
“로봇이 왜 안 왔어요?"
“로봇이 바쁜가?”
아이의 질문에는 이미 다른 시대의 기준이 들어 있는것 같아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어른들은 아직도 이런 장면을 보면 말한다.
“요즘은 로봇이 서빙도 하네.”
하지만 아이에게는 그게 당연한 일이다.
태어나서 부터 서빙하는 로봇을 심심치 않게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에게 이상한 장면은 사람이 접시를 들고 가는 모습이었다.
생각해보면 아이의 일상은 이미 그렇다.
언제어디서든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질문을 답해주는 친구가 늘 옆에 있고,
좋아하는 장난감이 짧은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종이로 접은 미니카가 노래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아이가 말한 말도 안되는 괴물 이야기가 순식간에 동화책이 되기도 한다
어른들에게는 아직도
“AI로 이런 것도 된다고?” 싶은 일들이
아이들에게는 이미 그냥 되는 일이다.
그래서 아이의 질문은 기술을 향하지 않는다.
기술은 이미 당연하기 때문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바뀌었다 라고 말하는 기준이 새로운 기계나 기술이 등장할때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상식이 바뀌는 순간이 아닐까.
예전에 어른들은 이렇게 말했다.
“나 때는 세탁기가 어딨어.”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빨래는 당연히 세탁기가 하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서빙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자랐지만
아이에게는 이미 서빙은 로봇이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몇 년 뒤 아이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옛날에는 이런 거 사람이 다 했대.”
그리고 그 말은
지금 우리가 “나 때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저 가볍게 웃고 지나갈 이야기일 것이다.
다만 그때가 되면 오늘 식당에서 들었던 아이의 질문이 가끔 떠오를 것 같다.
“왜 사람이 들고 가요?”
어쩌면 우리는 지금
기술이 바뀌는 시대가 아니라
상식이 바뀌는 시대를 지나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