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잠시 연재를 멈춥니다”-에필로그

by 박승일






어느덧 2년 전의 이야기가 되었다.

지난 2024년, 뜻하지 않게 경찰관기동대로 발령을 받았고, 그곳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며 처음으로 진압복을 입고 방패를 들었다. 수없이 많은 집회와 시위 현장을 오갔고, 그중에는 지금도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시간들도 있다. 매주 반복되던 광화문 일대의 집회는 특히 그러했다.


그해 12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일을 겪었다. 그 일 앞에서 무엇을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늘 그래왔듯, 내 자리에 서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그렇게 기동대 근무를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났을 무렵, ‘경찰버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거창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도로변에 조용히 서 있는 경찰버스 안에서는 어떤 하루가 흘러갈까, 누군가는 한 번쯤 궁금해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아주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한 기록이었다.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현장의 공기를 떠올리며 글로 옮겼다. 그렇게 시작한 연재는 어느새 34주를 끝냈다.


그리고 작년에 ‘112순찰차 지금 출동합니다’를 33주 동안 연재했다. 그렇게 2025년이 끝났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그저 나 자신을 위한 기록이었다. 오늘을 정리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한 작은 일기 같은 글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글을 읽어주셨고, 댓글로 마음을 남겨주셨다. 그 한 줄, 두 줄의 응원은 현장에서의 긴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힘이 되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욕심이 생겼다.


더 잘 쓰고 싶었고, 더 많은 분들께 닿고 싶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지인들에게 글을 보내기도 했다. 많아야 열 명 남짓이었다. 내 글에 대단한 감동이나 세련된 문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읽어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후원이라는 마음의 무게도 함께 느끼게 되었다. 응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네주신 마음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점점 더 조심스러워졌고, 정말 가까운 분들에게만 글을 전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원을 통해 글이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렇게 2년을 보냈다.


나는 분명히 알고 있다.


이 연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전적으로 글을 읽어주신 분들, 댓글로 공감해 주신 분들, 그리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채 마음을 건네주신 분들 덕분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60만 원을, 작년에는 80만 원을 기부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내가 받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다시 돌려드리고 싶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한 선택이었다.


작년 가을부터는 자연스럽게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제 어떤 글을 써야 할 것인가, 그리고 계속해서 이 자리에 글을 남기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초, 정부세종청사로 발령을 받았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근무한 지 한 달 남짓, 이제야 조금 적응해 가고 있다.


다만 현재 부서의 특성상, 적어도 올해만큼은 정기적인 연재를 이어가기 어렵다. 그래서 이 글을 마지막으로, 잠시 글을 내려놓으려 한다.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속도를 늦추고, 가끔 일상 속에서 떠오른 생각을 조심스럽게 적어보는 정도일 것이다.


쓰고 싶은 말은 아직도 많다. 그러나 이 글만큼은 길지 않게 남기고 싶다. 대신 마음은 조금 더 담아두려 한다. 그동안 부족한 나의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현장에서의 하루 끝, 경찰버스 안에서, 112순찰차 안에서, 혹은 조용한 밤에 이 글을 떠올리게 해주셔서 고맙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 받은 이 마음을 열 배로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이 기록에 남긴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junseo, Danchu, 이영재, 문일영, 송재민, 김영규, 임성진, 이정환, 이동혁, 김준우, 이세영, 완식, 따뜻한 시선, 구슬붕이, 박승용, 획 독자, 이다솔, 최며경, 은수, pencil, Kimjw, 임춘범, 로비스트, 김태흥, 구름먹는기린, 권bongs, 김강엽, 이영재, 이세영, 오동아빠, 건조한찬바람, Arty,, 김먼지, 은수달, 경원, 주세영, 기나긴꿈은, 또래, 김명희, 최영우, 세영, Avril,, 강프로, 경세유포, 밤호랑이, 정연길, 박아현, 안미쌤, 김영준, 조상민, 최준서, 김진수, 나두한, 강순영, 김태흥, 최미경, 화초, 정유스티나, 능수버들, 이순간, 홍정식, 백산, 김상균, 목적을잃으면현재의삶은죽은삶, 하윤, 이춘범ok, 황환주, 이다솔, 김달래, 김준한, LJP, 정글원, 운채, 영준, 김동현, 오성효당신을응원합니다, 김병재, 독자, 박종호, 이정환, 석원, 은수달, 민혜은, 김용철, 경원, 이수정, 강순영, 성민, 조성연.....<다 적지 못해 미안하다. 언젠가 한번 제대로 정리할 생각이다.>

이전 03화솔직히 겁나고 불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