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2 후기

"나는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

by 위즈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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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2가 공개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작이 워낙 완성도가 높았고, 픽사 작품들은 항상 한방이 있었던지라 큰 기대를 안고 극장으로 향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주인공 라일리의 사춘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사이드 아웃 1 이후 내가 성인이 된 것처럼, 주인공 라일리 또한 변화를 겪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나의 사춘기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영화 속에서 사춘기가 오기 전 라일리의 원래 신념은 “너는 착한 아이야”였다. 돌이켜보니 어린 시절의 나 또한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었다. “00 이는 참 착해, 00 이는 또래보다 성숙해.” 이런 말들을 주변으로부터 자주 들었다. 처음에는 기분 좋았고 뿌듯했다. 정말로 착하고 성숙한,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착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점점 나를 얽매이게 하고 부담을 주었으며, 스스로를 착한 아이라는 틀 안에 가두게 만들었다. 부모님으로부터 '넌 정말 착한 딸이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다. 부모님의 기대처럼 마냥 착한 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인성 파탄자인가? 이렇게 이기적이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기적이고 성숙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더 많았다. 성인이 된 지금에서야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조금 벗어나 스스로에게 귀 기울이고 자신을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내가 착한 사람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도 '모르겠다'이다. 사람이 누군가에는 선하고, 누군가에겐 악할 수도 있지 않는가. 굉장히 다면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게 바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서 착한 라일리도, 이기적인 라일리도, 행복한 라일리도, 불안에 떨고 초조해하는 라일리도 모두 "라일리"였으니까 말이다. 결국 스스로 창피하다고 생각해 지우고 싶고 버리고 싶은 기억들과 순간들마저도 '나를 나로 만드는 순간'이었던 거다.


이 영화가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공감을 받고 있는 이유는 우리 모두 사춘기를 겪어왔고, 어쩌면 지금도 겪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인생의 사춘기를 겪고 있는 모두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나는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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