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울 후기

"그냥 살아가니까 살고 있는 거지"

by 위즈덤덤

기억도 잘 안 나는 어릴 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웃는 거, 걷는 거, 먹는 거... 다 스스로의 능력인 거지”. 어렸을 적에는 이렇게 사소한 일상과 행동도 다 능력에 견주어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나에게도 일종의 '슈퍼 파워'가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런 믿음은 나이가 들면서 희미해져 갔다. 어른이 된 후에는 더 대단하고, 엄청나고, 특별한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동경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스스로가 잘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 특별한 기술도, 재능도, 능력도 없다고 여겨지던 와중에, 영화 소울을 봤다. 영화에서는 이렇게 말해준다. “삶에 목적이 있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 작가가 되기 위해서, 또는 누군가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게 아니야. 그냥 살아가니까, 살 준비가 되어서 살고 있는 거지.”



성인이 된 이후 무언가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무언가를 성취해야 하고, 살아가는데 유의미한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소울을 본 후, 이런 고민과 걱정에 조그마한 위로와 공감을 받은 것 같아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 영화의 메시지는 결코 미래를 생각하지 말고, 삶의 목표 없이 현재에만 충실하면서 살아가라는 게 아닐 것이다. 그저 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즐기라는 것이다. 예쁜 구름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해야 할 일도 하면서... 삶은 목적을 찾는 게 아니라 매 순간순간을 누리고, 그 순간을 충실히 보내는 것이니까.


살아간다는 건 "단 하나의 종착역"을 향해 가는 게 아니라, “수많은 정거장들을 지나치는 과정의 연속”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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