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이것저것 살핀다. 혹시 부족한 것이 없는지, 평소 당뇨가 있으신 어머님을 위해 달콤한 것을 준비해 둔다. 어머님은 캐러멜 종류를 입에 녹여 드시는 걸 좋아하신다.
주로 땅콩캐러멜이나 호박엿을 즐겨 드신다.
어느 날부터 주간 보호 센터에 다녀오시면, 주머니나 가방에서 사탕이 한두 개씩 나왔다. 그럼 어머님은 슬그머니 주방 식탁 위에 올려놓고 말도 없이 가버리신다.
"어머님, 이 사탕 뭐예요?"
"응 센터 할마이들이 주더라. 내는 안 먹는다. 얘들 줘라"
"얘들은 홍삼 사탕을 안 먹어요. 어머님은 안 먹는다고 받지 말지 그러셨어요?"
"주는 데 어떻게 안받노"
"그래도요. 다음에는 어머님이 안 드시면 받지 마세요. 얘들도 안 먹어요. 그럼 버리게 돼요."
"알았다 센터 선생들 줘야겠다."
주간 보호 센터에서는, 사탕을 나누어 먹지 못하게 하는데, 어르신들은 그 말을 듣기 않는다. 자주 무언가를 얻어 오시길래, 곡물 과자를 사드리며 센터 할머니들과 나누어 드시라고 했다.
"이런 거 뭐 하려 사오노, 안 나눠줘도 된다."
"그래도 자꾸 얻어오시니까 한 번 나눠 주세요."
처음에는 필요 없다고 하시더니, 아침마다 센터 갈 때 캐러멜과 곡물 과자를 챙겨 가신다. 어느 날부터는 사탕 대신 율무차와 커피 믹스를 가지고 오셨다.
"어머님 이건 뭐예요?"
"응 센터에서 한 번씩 타 먹는다. 율무차랑 커피를 타서 옆에 할마이가 먹어보라고 주더라"
"어머님은 아침에 커피 드시고 가시잖아요."
"그래도 그래 타 먹어니 맛있더라"
"커피 많이 드시면 안 좋은데..."
매일 옆에 계신 할머니 한 분이, 율무랑 커피를 같이 타서 서로 나누어 드시는 것 같았어, 별스럽지 않게 넘겼다.
어머님이 심심하다고 하셔, 마트에 같이 갔더니 무언가를 찾고 계셨다.
"뭐 찾으세요?"
"그거 율무차"
"율무차는 왜요?"
"맨달 얻어먹으니까 사들고 가려고"
율무차를 산 후, 캐러멜과 곡물과자, 율무차를 가방에 챙겨서 매일 가져가신다.
언제나 시어머님이 하시는 대로 지켜보기만 했다. 결국, 말을 하면 잔소리한다 역기시니, 크게 이상한 것만 아니면, 그냥 본다. 센터 할머니들과 재미있는 놀이하는 기분으로 다니시는 것 같다.
아침마다 물통에 물을 넣어드리는 데 그날은 물통에 무언가를 타고 계셨다.
"어머님 뭐 하세요?"
"응 커피 탄다."
"커피 방금 드셨잖아요?"
"율무차랑 커피 타 가지고 갈라고"
"그건 센터 가서 할머니들이랑 같이 드시는 거 아니에요?"
"선생들이 못 하게 해서 집에서 타 가지고 가려고, 가지고 가면 못 먹게 뺏는 데 타 가지고 가는 거는 괜찮다."
건강에 좋지 않으니 어르신들을 관리하기 위해 사탕과 음식을 못 먹게 하는 것 같았다.
"그럼 물 드시고 율무차 안 드시면 되잖아요?"
"그래도 타 가지고 가면 없는 사람으로 안 보인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맨달 얻어먹으니까 나도 살 수 있다고 보여 주는 거다."
"네?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가져 가시는 거예요? 왜요?"
"할매들 먹는 거 나도 사 먹을 수 있다고"
"남들 의식은 왜 해요? 어머님 하고 싶은 대로 하시면 되지요."
어머님은 연세가 있으신데도 남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신다. 이 정도는 사 먹을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으신 것 같다. 이젠 남들 눈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데... 그 뒤로도 종종 어머님은 율무차와 커피를 타서 들고 다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