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의 오른쪽 눈 백내장 수술을 한지도 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잘 못 수술한 병원에서 이 병원에 옮겨 와서 바로 수술할 줄 알았던 백내장 수술은 아직, 미정이다.
병원만 옮기면 모든 게 다 잘 될 줄 알았다. 2주 후에 다시 보고 다시 또 2주 후에 다시 보고를 8개월. 흐릿하게 보이는 두 눈으로 시어머님은 어찌 잘 견디고 계셨다.
4개월쯤 되었을 때 의사 선생님께 오른쪽 눈이 안되면 왼쪽 눈이라도 백내장 수술을 하면 안 되냐고 물어보았다. 아직은 오른쪽 눈이 중요하니 한쪽을 해결하고 나중에 하자고 하셨다.
시간이 더 흐를수록 수술이 잘못된 오른쪽 눈은 회복이 되는 듯 마는 듯 차도가 없었다.
2주에 한 번가는 병원을 한 달에 한 번가도 갈 때마다 돌아오는 답은 각막이 부어있어 아직은 재수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7개월쯤 되었을 때 의사 선생님께 왼쪽눈이라도 수술을 하면 안 되겠냐고 다시 물었다.
"선생님, 왼쪽눈이라도 수술하면 안 될까요?"
"수술하면 됩니다."
"몇 개월 전에는 수술이 안된다고 하시더니 지금은 되나요?"
"수술이 안된다고 한 적은 없어요. 검사하시고 수술하면 됩니다."
분명히 몇 개월 전에 안된다던 수술을 그래도 할 수 있다니 빨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빠른 날짜에 검사예약을 잡고 싶었다. 빨라도 추석이 지나야 한다기에 한 달의 시간을 기다려 검사예약을 잡고 보름 후에 수술날짜도 잡았다.
한쪽 눈의 수술이 잘 못 된 적이 있어서 걱정이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제일 잘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한쪽이라도 잘 보여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심혈관질환이 있는 어머님은 아스피린을 7일 정도 끓으셔야 했다. 3일 전부터 안약을 수술하는 눈에 넣으며 수술이 잘 되기를 바랬다.
드디어 수술하는 날이 되었다. 한 시간을 차로 달려 병원이 문 열자마자 도착해서 수술을 위한 준비를 했다.
눈에 안약을 넣고 동공을 키웠다. 2시간 정도 약을 넣었다 기다렸다를 반복했다. 11시쯤 수술대기실로 향했다. 어머님까지 총 3분이 수술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어머님이 침대에 누우니 괜히 내가 긴장이 되었다. 간호사 선생님이 수술은 10분 정도 걸리고 편안하게 누워 계시고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된다고 주의 사항을 전달하고 갔다.
한 분 한 분의 이름이 불려 들어가고 좀 있으니 다했다고 나오셨다. 어머님은 다른 분이 다 하시고 맨 마지막 순서였다. 다들 아프지 않으신지 편안해 보였다.
어머님 차례가 되어 수술실에 들어가셨다. 이번에는 잘 되겠지.
한쪽 눈이 불편해서 어머님은 난시를 교정할 수 있는 렌즈를 넣는 수술을 하셨다. 비용이 많이 들기는 했지만 오른쪽 눈이 수술이 안 될 줄도 모른다고 하니 왼쪽 눈이라도 잘 보여야 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 수술이 끝나고 어머님이 나오셨다.
"어머님, 괜찮으세요?"
"아이고 온몸이 다 아프다."
"왜 눈이 아픈 게 아니고 몸이 아파요?"
"얼마나 손에 힘을 주고 침대를 잡았던지, 어깨까지 다 아프다. 아고~, 수술 두 번은 못하겠다."
다른 분들은 편안하게 계신데, 어머님은 긴장을 많이 하셨는지 온몸이 다 아프다고 하셨다. 다른 분들이 어머님을 보고 웃으셨다. 나도 살짝 어머님의 엄살에 웃음이 났다.
아파서 점심도 안 드신다는 걸 모시고 갔더니, 밀면 한 그릇을 뚝딱 다 드셨다.
수술 후, 괜찮은지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수술이 잘 되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왔다. 앞으로 1일, 3일, 5일, 7일, 14일 동안 치료하러 와야 한다.
집에서 멀어 한 시간을 차로 와야 해서 힘들지만, 수술이 잘 되어서 좋다. 오른쪽 눈이 잘못되어 걱정이 많았는 데 왼쪽눈이 잘되어 이젠 한시름 마음이 놓인다.
백내장 수술은 수술 후에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
시간 맞춰서 눈에 안약을 넣어주어야 하고 머리 감기도 조심해야 한다.
수술 후, 어머님은 양쪽이 다 안 보일 때 보다 불편해하셨다.
"오른쪽 눈을 가리고 다녀야겠어. 어른거려서 왼쪽이 잘 보이니 같이 어른거린다."
"어머님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 거예요. 수술한 지 며칠 안되었잖아요 적응하셔야지요."
"아이고, 야야~ 조금만 잘 보이면 좋겠거만"
한쪽 눈이 잘 보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어머님은 한쪽 눈이 잘 보여 불편함을 느끼니 참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하며 어머님을 달래 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