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3엄마다

이제 대학생 엄마가 되겠지

by 랑호

학부모 총회날이 다가온다. 막내는 이제 중학교에 들어가서 학부모 총회를 하고 아들은 고3이라 진학 설명회라는 안내가 왔다.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간 1학년때는 진학 설명회를 가니 설명회가 끝나고 담임 선생님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 뒤로 더 이상 고등학교에는 가지 않았다.

이제 아들이 고3이 되니 담임 선생님도 궁금하고 대학 원서도 써야 하니 설명회를 참석해 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들 공부에 열성적인 엄마는 아니다. 그저 지켜보고 힘들다고 학원에 보내달라면 보내주는 정도이다. 알아서 잘하겠지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라는 생각이 크다.

7년 전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큰딸에게도 똑같이 했던 것 같다. 물론 같이 의논을 하고 결정을 하기는 했다.

강사님을 초빙해서 이루어지는 진학설명회는 주로 수도권에 있는 대학과 의대 위주의 강의다 보니 나와는 먼 거리가 느껴졌다.


중학교 때는 공부를 잘했던 아들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체력도 떨어지고, 공부량이 많아서인지 1학년, 2학년때는 열심히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학원을 몇 군데 옮기고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는 거 같았다.


진학설명회가 끝나고 교실로 향했다. 고3 교실이 5층이라니 걸어 올라가면서 운동을 안 해도 체력은 좋아지겠다는 생각과 함께 내려오지 말고 공부만 하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열몇 명의 학부모님이 교실에 있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생활 기록부와 설문지를 책상에 올려두었다.

아들의 책상에 앉아 선생님을 보니 잠시 학생이 된 것 같았다.

선생님도 PPT 화면을 띄워 놓고 작년 대학들 경쟁률과 등급을 알려주었다.

우리 아들이 갈 수 있는 대학이 어딜까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들었다.

"학부모님 설문지는 집에 가셔서 아이들과 의논해서 수시로 갈 6군데 대학을 적어 보내주세요."

선생님은 아이들과 의논해서 원서를 적어 놓으면 부모님과 의견 차이가 나서 원서를 다시 써야 한다고 꼭 아이들과 의논해서 적어오라고 당부를 하신다.

종이를 받고 나니 아직 어디를 보내야 할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 막막했다. 아들도 대학을 결정 못한 것 같은데.. 가벼운 종이를 무겁게 들고 왔다.


학교에 갔다가 늦게 들어오는 아들에게 선생님이 이런 걸 적어 오라 한다고 말을 하고 주말에 함께 찾아보자고 했다.

그 뒤로 2주일의 시간이 흘렸다. 아들과 시간이 맞지 않아 의논 조차 하지 못했다. 언제까지 해오라는 말은 없었지만 왠지 빨리 해야 할 것 같았다.


학부모 진학 설명회를 갔다 온 게 엊그제 같은데 아들은 수학능력 시험을 치고 이제 대학 수시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의 수능은 영어가 불수능이라고 했다. 한 군데 대학은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했다.

다른 곳에는 예비 합격자라고 대기 번호가 부여되었다. 합격도 불합격도 아닌 상황이 되었다. 한 곳도 최초로 합격하지 못했다.

계속 변화되는 예비합격자 순위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한 군데 대학만 예비 번호가 변동이 있고, 나머지 대학은 예비 번호가 변동이 없었다. 다들 등록을 한 것 같았다. 한 군데 대학에만 희망을 걸고 매일 바뀌는 순위를 지켜보았다. 지켜보면서 정시를 준비해야 하는 생각이 들어 아들에게 말을 건네면 민감하게 반응했다.

"엄마는 내가 떨어질 것 같아 아직 멀었는 데 왜 그래?"

그래 아들도 생각이 많겠지 나도 생각이 많아졌다. 추가 합격 마지막 발표가 나는 전날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으려는 우편물이 왔다.

우편물을 본 아들이 "수시로 대학에 못 가면 군대나 바로 가야겠다. 갔다 와서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해 봐야겠어"

"아직 정시도 남았는 데 정시해보고 생각하자" 하며 아들을 달랬다.


추가 합격 마지막날 아침 아들에게 혹시 학교에서 전화가 올 줄 모르니 전화를 잘 받으라고 당부했다.

오후 1시가 지나서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나 합격했어"

"진짜 그래 잘했다. 축하해" 아들의 전화를 받는 데 힘들었던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다.

"나 얼마나 긴장했는 데 어젯밤에 정시로 갈 학교도 찾아봤다고"

아들은 점심도 안 먹고 집에 와서 전화를 기다렸다고 했다. 전화가 없을 까봐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았다.

그동안의 수고가 결실을 맺어서 다행이다.

대학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지만 앞으로 더 힘들 일이 더 많겠지만 잘 이겨내자. 아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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