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같은 시
동시 같은 시/박미희
사람들은 자꾸
내 시를
동시 같다고 해요
왜
동시 같을까요
내 안에 든 게 없어서 일까요
내 마음이
자라지 못해서 일까요
사람들은 왜
내 시를
동시 같다고 하죠
어떻게 하면
다른 시인들처럼
그런 시를
쓸 수 있을까요
이유는
몰라요
동시만
사랑할게요
"내 시는 왜 동시 같을까"
고민하며 홀로 마음 졸이던 밤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미사를 마치고 올림픽 공원을 산책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성백제 박물관 도서관에 잠시 들렀습니다.
그곳에서 류시화 시인의 저서 『시로 납치하다』 속
한 구절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샘물처럼 맑고 순수한 시가 발견되고 있었다.
어둠에 잠긴 영혼을 밝게 하는
시의 천사가 잠시 우리 곁에 왔다 간 듯했다."
일본의 시인 가네코 미스즈를 향한 이 평가를 읽는 순간,
마치 제 안의 영혼과 정면으로 마주한 듯
산뜻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이토록 보석처럼 빛날 수 있다니,
그 순수한 사유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비로소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침도 거른 채 나선 길이라
평소라면 배고픔을 참기 힘들었을 텐데,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 그 신선한 감동 때문인지
배고픈 줄도 모른 채
오후 늦게서야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항상 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더 많은 책과 시집을 읽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해 왔습니다.
늘 당당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시와 비교하며
주눅 들었던 마음이,
오늘 이 맑은 깨달음 덕분에
비로소 고요한 휴식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