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봄이 오면/박미희
봄이 오면
봄처녀 되어
쑥 캐러 가겠습니다
조그마한 소쿠리
옆에 끼고
산들산들
춤추면서 말이죠
가다 보면
땅만 보고 사는
할미꽃도 만나고
이름도 모르는
작은 꽃들도 만나죠.
어쩜 이리도 이쁠까
들여다보는 사이
어느새
하늘나라로 간 명숙이도
어디서 무얼 하며 사는지 아무도 모르는 영옥이도
내 방에서 나를 기다리던 귀점이도
내 옆으로 옵니다
서로를 부둥켜안고
깔깔깔
소리 내어 웃습니다
그런데요
5년 전 오늘은
진짜 봄이
집으로 찾아왔어요
택배로요.
열어보니
글쎄…
봄이 들어 있더라고요
동생 부부가
광양 매화마을에서
한가득 담아 보내준 봄이에요
항아리에는
사랑도 담겨 있고
기쁨도 담겨 있고
희망도 가득 담겨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가요
올봄은
괜히 더 따뜻하고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떠나간 사람들도 있지만
이렇게 다시 오는 계절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올해도
봄을 이렇게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