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시작하는 글쓰기
몇 년 전,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충격이 상당히 컸고, 자신감을 잃은 채 다시 도전할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가던 중, 제주에서 2년째 생활하며 파이 어족으로 지내고 계신 욜로나 님의 블로그를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분 또한 얼마 전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 심정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며 다시 도전하셨고, 결국 합격하셨다는 이야기를 읽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같은 경험을 하고도 다시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댓글을 남겼고, 그 순간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는 제 실패를 충분히 돌아보지 않았으며, 오만하게도 다시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재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실 지원할 당시에도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글을 아주 잘 쓰시는 분들도 3~4번은 탈락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지원 후에도 결과에 대한 기대 없이 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다음(Daum)에 접속했다가 브런치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뭔가 이상했습니다. 합격 통지서를 받은 기억이 없는데, 제 글이 발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순간 브런치에서 실수로 제 글을 공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확인을 위해 브런치 작가 서랍에 있던 글들을 하나둘 발행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함을 살펴보았고,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합격 메일을 겨우 찾아냈습니다. 바로 그제 도착한 메일이었습니다.
놀랍게도, 합격을 확인한 순간의 감정은 예전의 낙담과는 달랐습니다. 심란하지도 않았고, 차분했습니다. 하지만 기뻤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욜로나 님의 블로그로 달려가 합격 소식을 댓글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새벽 1시 반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제부터는 브런치에서 새로운 시작을 해보려 합니다. 블로그에 올리기 어려운 글, 더 깊이 있는 글들을 브런치에서 써볼 생각입니다.
사실 여기저기 저장해 둔 글이 있었습니다. 우암책 카페에는 33개의 글이 저장되어 있고, 블로그에도 써야 할 글들이 조금 있고요. 어젯밤에는 첫 발행이라 버벅거리기도 했지만, 4개의 글을 올리면서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글을 쓰는 과정 자체를 즐기려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제 생각을 담아 꾸준히 써 내려가는 것. 그것이 저의 새로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