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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보내준 천사!

좋은 친구는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다

by 모닝페이지

친구!

하면 떠오르는 친구가 있습니다. 항상 무언가를 주는 친구입니다.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올 때마다 빠짐없이 선물을 챙겨 주고, 회사에서 받은 선물도 나눠 줍니다. 언니에게 받은 것,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김치와 반찬까지 저에게 건넵니다.


심지어 비싼 건강식품까지도 아낌없이 주었고, 매년 연말이면 성당에서 판매하는 떡국거리도 넉넉히 사서 나누어 줍니다. 받은 것이 너무 많아 모두 나열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친구를 통해 저는 받는 법을 배웠고, 주는 법도 배웠습니다. 오래전, 제 통장에 ‘주요성’이라는 이름으로 입금된 돈을 보고 은행을 찾아갔습니다. 은행 직원은 마음대로 써도 된다고 했지만, 출처도 모르는 돈을 쓴다는 것이 찜찜했습니다. 며칠 동안 고민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처음에는 모르는 척하던 친구가 결국 주요성이 ‘주님, 요셉, 성모마리아’의 앞 글자를 딴 것이라며 자신이 보낸 돈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다른 일도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요양원에 계실 때, 꼭 50만 원을 드리고 싶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중, 친구에게서 계좌이체했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확인해 보니, 정확히 50만 원이었습니다. 너무 놀라 친구에게 전화해 하필이면 왜 50만 원이냐고 물었고, 친구는 새벽 미사를 다녀와 100만 원을 보낼까 고민하다가 50만 원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고해소로 달려가 신부님께 이 돈을 받아도 되는지 여쭤보았고, 신부님은 감사히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받은 돈을 1,000원짜리로 바꿔 아버지께 드렸습니다. 아버지는 그 돈을 두 손으로 가슴에 꼭 껴안으셨고, 결국 남동생에게 돌아갔습니다. 아버지는 몇 개월 후 하늘나라로 가셨고, 저는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매달 용돈을 보내지 못한 것은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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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떠나보낸 후, 큰아들이 결혼한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도 그 친구였습니다. 가볍게 고민을 털어놓았던 며칠 후, 친구는 저에게 전화를 걸어 “너 때문에 며칠간 잠을 못 잤다”며 결혼자금으로 쓰라며 500만 원을 건넸습니다. 그 돈은 종잣돈이 되어 시댁과 친정에 예단비로 사용할 수 있었고, 덕분에 아들의 결혼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친구가 어떻게 제 계좌번호를 알고 있었는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한 사람이 성장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친구에게서 받음으로써 주는 법을 배웠습니다. 부족했던 가슴 한편이 친구의 사랑으로 채워졌고, 그렇게 저는 더 넉넉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래전 받은 선물을 떠올려 보니, 이 친구를 상징할 만한 것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장미가 만발하는 5월,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은 있지만 왜 친구의 날은 없는 걸까요?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 마치 동굴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았던 터널의 시간을 지나오며,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 같은 친구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친구는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라고 합니다. 그 말이 너무나도 와닿는 오늘, 나는 이 친구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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