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4센티 돌려줄 수 있나요?
원래 내 키는 162cm였다. 때론 63cm이기도 하고 학창 시절, 친구들이 키가 몇이냐고 물어보면 항상 162라고 대답했다. 그랬던 내가 저번 주 금요일 직장인들을 위해 일 년에 한 번씩 무료종합검진이 있으니 받아보라고 연락이 왔다. 작년에는 나라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검진의 기회를 놓쳤다. 그때 못했던 것에 대해 이번에는 검진을 받고자 약속하고 예약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 공복상태로 출발했다. 제일 먼저 하는 검사가 키와 몸무게였다. 소변이 마려운 관계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소변검사를 먼저 하고 난 다음 키와 체중을 잰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키가 몇이냐고 물어봤던 것 같다. 그랬더니 간호사의 대답이 58이라고 한다. 으잉? 내 키가 58이라고? 아니 난 분명 62인데. 나머지 키는 어디로 갔다 말인가? 내 나이는 자꾸 늘어나는데 왜 내 키숫자는 줄어드는 것일까? 집에 돌아와서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잃어버린 내 키 4cm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계속해서 그 생각에 잠도 오지 않았다. 62에서 58이라 4센티가 줄었으니 작년부터 내 키가 줄어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나보다 작다고 생각했던 자매가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 자매와 눈높이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상실감이라고 할까? 마음이 착잡했다. 억울하기도 하고 잊어버린 4센티의 키는 어디서 찾는다 말인가? 그래서 몇 년 전 건강검진 결과지를 확인해 봤다. 21년 3월 27일에는 159, 3cm이었고 또 2023년도 건강검진 결과지에 158.7cm이었다. 금요일 건강검진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58이라면 매회 내 키는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성가대 자매들과 이런저런 얘기 끝에 키가 줄었다는 말을 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골다공증일 수 있으니 얼른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 보라고 한다. 그리고 또 어떤 언니는 나보고 등이 약간 굽었다는 말도 해 주었다. 작년부터 사람들을 볼 때 자세가 똑바른지 유심히 보게 되는데 어떤 사람들은 자세가 아주 바른데 비해 다른 사람들은 약간씩 등이 굽었다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설마 했던 내가 등이 굽었다니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에 실망감과 자괴감이 동시에 들었다. 그리고는 예전에 허리 아플 때마다 집에서 간단하게 했던 목침베개, 즉 노완우목사님의 목침베개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어날 때도 그냥 일어나지 않고 바닥에 누워 팔과 다리를 쭉 뻗은 채 팔은 위로 반듯하게 누워서 기지개를 켜는 그런 스트레칭을 하게 된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자세로 인해 키가 줄어들었다면 교정하면 다시 단 얼마라도 돌아오겠지만 만일 골다공증으로 인해 키가 줄어들었다면 걱정이다. 늘 마음만 보고 마음공부만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내 몸도 중요한데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 반성도 해본다. 그리고 열심히 2시간 반씩 걷던 걷기 운동도 못한 지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블로그를 하고 나서부터 내 삶이 바뀌게 된 것이다. 한 개를 얻으면 잃는 게 있듯이 블로그의 내 글은 차곡차곡 싸여가지만 내 키는 운동부족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