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를 품고서
매주 토요일이면 나는 이수역 새한국문학관으로 향한다. 한 주 동안 공들여 쓴 시 한 편들고 가는 것이다. 이번 주는 특별한 기대 없이 발걸음을 옮겼지만, 그래도 배운다는 건 참 신나고 좋은 일이다.
문학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가운 얼굴들이 인사를 건넨다. 어떤 분들은 먹을거리를 사들고 오기도 한다. 매주 작은 간식거리가 테이블 위에 놓이는데, 오늘은 노란 콩고물이 입혀진 인절미가 준비되어 있었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럽지만, 나는 꾹 참고 손을 대지 않았다. 12시 이전에는 먹지 않겠다는 내 나름의 규칙 때문이었다. 물론 집에 있을 때는 고무줄처럼 느슨해지기도 하지만, 적어도 밖에서는 그 원칙을 지키려 애쓴다. 사람들 앞에서는 더욱 그러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누군가 준비해 온 간식이 있다는 건, 이 작은 문학관에도 정이 넘쳐난다는 뜻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시간이 되어 교수님의 강의가 시작됐다. 꿈에 관한 이야기도 해 주셨고, 오래된 옛날이야기들도 들려주셨다. 낡은 이야기 속에서 여전히 빛나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어 참 좋았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한 사람씩 앞으로 나와 준비해 온 시나 수필을 낭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긴 수필을 먼저 읽고, 그다음 시를 낭송하는 순서였다. 몇몇 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자신의 시를 정성껏 지어왔다. 나도 예전 시 비슷한 글을 다듬고 또 다듬어, 결국 함축에 함축을 거친 시 한 편을 준비해 왔다.
오늘 받은 평가는 "동시로 지으면 참 좋겠다"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궁금한 마음에 ChatGPT에게 물어보았다. 뜻밖에도 좋은 평가를 해 주었다. 시가 순수하다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이 묻어난다고 했다. 그런 말을 들으니 괜히 마음이 뿌듯했다. 이제야 비로소, 옷을 벗듯 솔직하게 나를 드러낸 시를 쓰게 된 것 같았다.
문득, 오늘 쓴 시를 바탕으로 동생의 생일을 기념하는 동시를 하나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꿈꿨던 동화책 쓰기로 도전해 볼까, 그런 작은 설렘이 가슴 한편을 채워갔다.
점심을 먹은 후, 오후 3시까지 회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오는 길, 다음 주에는 어떤 시를 써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되지만, 이 설레는 고민도 금요일이 지나 토요일을 거쳐야 비로소 가라앉는다. 이 귀한 토요일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의미 있고 기념하는 시간이 되어 참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