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바칩니다
백구두 신은 울 아버지
박미희
오토바이 뒤에 태워
십리 길 외갓집에 데려다 놓고
다시 데리러 오시던 울 아버지
추운 날씨에
발갛게 얼은 아버지의 귓불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져주었죠
예쁜 한복 입혀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시며
사진 찍어주시던 울 아버지
공부하고 싶다면
팬티까지 팔아서
유학 보내주겠다고 하셨지만
공부에 관심 없던 탓에
아버지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죠
항상 껄껄 웃으시며
낙천적으로 사셨던
말없는 교훈을
남에게 베풀며 살라고 가르치셨지만
아버지만큼은 안 됩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고 계신지요
자식들 걱정은 이제 그만 놓으시고
맛있는 거 입고 싶은 옷
사 입으시고
멋쟁이 폼 내시며
마음껏 사시길 빌어봅니다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구름 뒤에 숨어서
웃고 계십니다
기일을 며칠 앞두고 아버지의 그리움에 어제는 목이 메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날이 갈수록 이렇게 그리울 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