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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드림 Apr 01. 2024

프롤로그: 엔터테인먼트 업계 취업하기


엔터테인먼트 홍보를 한다고 하면,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은

“(무슨 무슨 루머 혹은 가십)그거 진짜야?”

“만나본 연예인 중에 누가 제일 잘 생겼어?”가 보통 처음에 따라온다.


그리고 그 다음은 어떻게 하면 엔터테인먼트 업계로 취업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결론부터 말하자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는데 진입 장벽은 많이 높지도 않고, 전공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대형 기획사를 빼고는 주변에 일 잘하는 친구들은 학벌도 천차만별이다. 서울의 내로라하는 4년제 대학교부터, 전문학사 졸업자도 꽤 되고 (나 역시), 직업학교에서 매니지먼트를 공부한 후 취업해서 일 잘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배우 매니지먼트 기준, 보통 회사에는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급의 매니저들, 홍보팀, 재무팀, 간간히 존재하는 팬 마케터, 신인개발팀, 해외사업팀 등이 있는데 영세한 회사들은 매니저, 홍보, 재무로 간소화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는 전문대학과 직업전문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업계를 희망하는 아이들을 여럿 봐 왔다. 취업도 몇 명 시켰고, 소개도 꽤 해줬다. 대학 진학은 성적에 맞춰져 차등의 기회가 있었겠으나, 성적과 상관없이 꿈은 누구든 꿀 수 있기에 나는 채용시에 학벌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학벌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고, 동시에 일 머리, 일처리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나는 나 같은 인재가(!) 꼭 4년제 대학에만 있지 않으리라 자신도 하기 때문에 함께 일할 친구들을 찾을 때 학벌은 참고만 하지 기준에 넣지 않는다.


하여, 이미 몸집을 키운 공룡 기획사들을 제외하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학벌에 대한 허들이 낮은 곳이라 말해주고 싶다.


그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과제는 뭘까? 첫 번째는 어떻게 입사하느냐, 두 번째 문제는 입사해서 어떻게 버티느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어떻게 위로 올라가느냐로 손꼽고 싶다.



첫째, 일에 대한 열정이 아무리 넘친다 한들, 우선 면접의 기회는 얻어야 취업 뽀개기를 할 수 있으니 이 허들이 가장 높다.


둘째, 화려한 겉만 보고 엔터 업계에 오긴 왔는데 어떻게 버틸 것인가 하는 것. 이 업계는 2-3년차 뽑기가 정말 힘들다. 보통은 1년만에 퇴사하거나 3년 이상을 못 버티고 혀를 내두르며 업계를 등진다. 10년차가 넘은 베테랑들도 종종, 그리고 자주 ‘탈엔터’를 꿈꾼다. 그러니까, ‘존버’의 정신이 무조건 필요한 곳이라는 말이다.


셋째, 버텼으면 올라가야 하는데 우리 업계는 상대적으로 승진은 빠르다. 1년만에 과장, 팀장을 ‘달아주는’ 곳도 있고, 3년차에 실장 명함을 ‘파주는’ 곳도 많다. 문제는 직함은 초고속으로 올라갈지 몰라도 연봉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 입사해서, 버텼고, 올라갔으니 다 이뤘나 싶지만 아직 내 연봉은 대기업 초봉 수준 밖에 안된다는 것을 매순간 깨달아야 하고, 또 이를 버텨야 한다.



왜 이렇게까지 얘기하느냐 하면, 내가 대리였을 때도, 과장이었을 때도, 팀장이었을 때도, 이 업계에 뿌리를 내리고 나름대로 고군분투하며 살아남은 지금까지도 어떻게 하면 버틸 수 있었는지를 묻는 동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홍보를 업으로 삼고 싶다고 말하는 학생들에게 ‘되도록이면 하지 마라’며 농담처럼 얘기하지만, 내가 뭐라고 타인의 꿈을 짓밟으며 하라 하지마라 하겠는가. 다만, 내가 이렇게까지 얘기해 줬는데도 엔터테인먼트에 손가락 하나 담가 보고 싶다면 그때는 해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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