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잠깐 미세하게 흔들린다. 앞차가 급속하게 브레이크 밟는 바람에 또다시 위기의 순간이 온 것이다. 조인 괄약근이 풀리기 직전이다. 참다 보니 점점 더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위기를 맞은 당신은 온 힘을 다해 괄약근에 힘을 주고 최대한 버티어 보고자 한다. 여하튼 목적지까지 가는 10분만 잘 견디자고 당신은 마음속으로 최면을 건다. 그러나 괄약근 조절에 실패한다면 당신은 해고를 당할 것이고, 당신의 불길한 예감처럼 바로 거리에 버려질 것이다.
부회장의 명령으로 음악마저 끄고 나니 당신은 더욱 절망을 느낀다. 엑소 노랫소리에 방귀 소리를 교묘하게 은닉할 수도 있다는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진 것이다. 방귀를 참다 보니 가슴이 답답해져 호흡마저도 힘들어진다. 차라리 방귀를 작은 단위로 쪼개면 어떨까, 하고 당신은 고민해 본다. 그러나 그 냄새는 차 안 공간을 떠돌다가 강물처럼 모여 부회장의 코를 향해 흘러갈 것이고, 급기야 그의 코를 간질일 것이다.
당신이 이 딜레마에 대해 여러 상상을 하는 동안, 운명과도 같은 선택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자면 선택이라기보다는 자포자기에 가깝다. 이제 당신은 조이고 있던 괄약근을 팽창시킨다. 당신이 놓아버린 방귀 소리는 당신의 귀에도 선명하게 들린다. 당신은 보일 듯 날아가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자위한다. 이건 생명체로서 어쩔 수 없는 생리현상이니 정상참작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당신의 가스가 다 방출되었음에도 소리는 계속해서 길게 이어진다. 마치 브레이크를 밟아도 빙판 위에서 계속 미끄러지는 자동차처럼 말이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내가 방귀인가, 방귀가 나인가? 장자에 나오는 호접몽이 이런 상황인가? 이렇게 유추하면서 당신은 잠시 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급히 회전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