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크리스마스

by 요환

뜨거운 햇볕에 그을려 네가 내 몸에 남았다

우리는 꽤나 뜨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냈고

다섯 눈사람은 쉽게 녹지 않았다


잔잔한 바다에 둥둥 떠 이대로 떠내려가는 상상

조금 더 짰다면 날아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우리 같이 날아가자

구름 한 점 없는 파아란 하늘에 우리가 구름이 되자


산타도 궁금해서 찾아온 어젯밤에는

장작의 불꽃과 가득 찬 물 잔이 일렁이고 출렁이며 같이 춤을 췄고

어린 밤은 눈부시게 밝았다


우린 집에서 펑펑 내리는 눈을 봤어


그늘을 찾다 만난 우리들은

서로의 서로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고

바람이 없어도 우리가 접은 종이비행기는 멀리도 가고


셋에 뛰자

하나, 둘에 뛴 우리는 항상 웃음꽃을 들고 다녀

집에 돌아와서 소중히 화분에 심었다


향은 여름의 흙처럼 풋풋했다


봄이 오면 만나자는 말에 조용히 물뿌리개를 샀다

매일 물을 채우는 것이 내 하루의 습관이 되고


당분간은 주위가 축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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