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엔 늘,
이 세상은 없다.
당신의 꿈 세계에도 나는,
없었을 거다.
그러니, 서로의 꿈속에서 우리는 만날 일이 없다.
설혹 마주친다 하더라도 그건,
각자의 모습이 투영된 비슷한 그 무엇이겠지.
그런 관점에서 이 세상은,
딱 하나가 다르다.
각자 꾸던 꿈을 멈추고 여기에 모인다는 것.
그래서, 함께 꿈을 꾼다는 점.
기억 못 하겠지만 우린,
서로를 초대한 것이다.
그렇게 하기로 한 순간,
이 세계가 만들어졌다.
우리 집 똘망이도 참석했고,
모르는 척 벚꽃도 흩날린다.
가끔 외계인도 기웃거린다.
그런데 이게,
우리가 약속했건 그 세상이 맞나?
먼가 불편하다.
먼가 팍팍하다.
먼가 잘못됐다.
그러니까,
누군가는 진즉에, 화가 나 떠났고.
누군가는 되물릴 방법을 찾고 있고.
또. 누군가는 그러려니 포기했다.
슬픔과 허무의 늪에 빠진 이는 또 어떤가?
그런데, 어쩌누.
만들기는 쉬워도 부수기는 어려운걸!
게다가 달랑 몇 명이 참석한 게 아니지 않나?
심지어, 이 세상을 버리듯 탈출했다 싶어도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는 룰도 있다는 걸 잊은 이들은,
부질없이 이 생만 잘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또 보자.
더 삐뚤어진 자는, 불만 있음 혼자 갈 것이지
꼭 다른 이들도 데려가려는 희한한 선택에 올라타고 최악의 시나리오로 들어간다. 약속했다는 걸 완전히 잊은 그들에게 어떻게 알려주지? 스스로 만든 고통의 소리에 빈틈이 없을 텐데.
그들은 왜, 한 호흡 내쉬고 들이마시는 사이 이미 삶과 죽음사이로 왔다 갔다 하는 순간순간에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까? 그 찰나의 끊어짐이 바로 우리들 약속의 증표인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없다는 걸 너만 힘들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나마 빛나는 건 이 상황에도 잘 참고 돌고 있는 태양과 달 그리고 밤하늘을 수놓는 폭죽 같은 미사일들 뿐이라,
왜 우리가 이 세상에 서로 초대하기로 했는지 그 이유를 상기할 시점이 왔다는 걸 느낀다.
당신은 모르겠는가?
호흡사이의 틈은 사실 '빛'이 채우고 있음을,
그래서 우리는 원래 빛의 존재임을,
서로에게 알려주기로 했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기억한다.
우리가 이 세상을 함께 만든 이유는,
서로의 등불을 밝혀 주기 위해서이다.
함께 빛나기 위해서이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