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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Jun 25. 2024

행복이라는 성(城)

2024년 6월 25일 화요일

지금까지의 삶의 역사를 뒤돌아보니, 행복이라는 나만의 견고한 성(城)을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세월과 영혼을 갈아 넣은 것 같다.


성(城)을 짓고, 성(城) 주위로 성벽을 쌓아 올리고 해자(字)를 깊게 파는 동안 과연 나는 얼마만큼의 행복을 누리고 살았을까? 그리고 나와 삶을 함께하고 있는 가족들은 어떤 희생을 강요당했을까?


과연 현재의 나라는 존재는 최선을 다해 쌓아 올린 그 성(城) 안에서 오래전부터 기대했던 안정감과 행복감을 만끽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나에게 그 성(城)은 여전히 미완이기에 늘 성(城) 전체를 둘러보며 비와 바람에 취약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고 보수작업을 해야 하는 그런 대상으로 존재하고 있다.


과연 이 세상에 비와 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줄 수 있는 그런 성(城)이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성(城)을 건축하며 오랜 세월 하루하루 희생된 그 행복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물론 그 고단한 과정이 있었기에 현재의 삶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지금 내 앞에 서있는 야속한 세월은 나에게 성(城)이 아닌 울타리가 없는 작고 아름다운 집을 지으며 사는 것이 더 현명한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가끔 비와 바람이 조금 새어 들어오더라도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워 굳이 보수의 노력이 필요 없는 집, 한밤에 따뜻한 불빛을 타고 다정하고 소박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는 그런 집이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영혼들이 살아가는 견고하고 아름다운 성(城)이라고.


[잠언 28:26 자기의 마음을 믿는 자는 미련한 자요 지혜롭게 행하는 자는 구원을 얻을 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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