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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영호 Jun 29. 2024

퇴직 후 1년 6개월 – 퇴직과 행복

2024년 6월 29일 토요일

최근 복싱 1단 심사를 통과하여 단증을 취득하였다. 사실 50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에 단증의 사회적 유용성은 전혀 없다. 그러나 향후 복싱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마일스톤 측면에서의 의미가 있기에 특별한 고민 없이 신청하게 되었다.


복싱을 지속적으로 하고자 하는 1차적인 목적은 건강이다. 1년이 지난 현재의 몸 상태는 역대 최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만족스럽다. 자연스럽게 정신적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다음으로는 성취의 목적이다. 중장기적으로 4년의 과정이 소요되는 3단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싱짐에서 젊은 친구들의 실력이 늘어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부럽기도 하고 욕심도 난다. 물론 나이를 무시할 수 없기에 신체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꾸준함의 힘을 믿고 지속해서 나아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바라는 삶에 대한 자세를 나 스스로 실천해 보이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거나 규정하지 말 것,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 것, 모든 것을 과정으로 생각하고 성실하고 꾸준한 자세를 유지할 것,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 등이다.


복싱은 퇴직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에 많은 변화를 초래했다. 보통 퇴직이라는 문제를 생각하게 되면 경제적인 부분이 우선적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나 또한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면 충분히 쉬며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퇴직을 몇 년 앞둔 공무원 분과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다. 내가 그랬듯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고생이 많았기에 퇴직 후에는 그에 대한 보상으로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그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어떤 삶을 꿈꾸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다. 특히 자신이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평생직업, 몰입을 통한 성취, 정신적 성장에 필요한 일들이 퇴직 이후의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퇴직은 오랜 세월 몸담았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일 뿐 삶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느끼고 흐르는 세월과 비례하여 자신의 삶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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