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1년 11개월–몰입
2024년 11월 28일 목요일
시간의 흐름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월요일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목요일이 되고 금요일이 된다. 올해도 벌써 12월 한 달만 남았다.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은 그만큼 몰입하는 활동과 시간이 확대되었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여러 가지 미세한 변화들이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투자업무에 투입되는 시간이다. 업무의 영역이 확대되고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투입 시간 또한 현저히 늘었다.
업무 외의 루틴에도 일부 변화를 주었다. 업무 시간이 늘어나면서, 복싱은 오전에서 오후로 변경하였다. 업무를 마친 뒤라서, 집중도도 높아지고 여유롭게 운동을 할 수 있어 이전보다 효율적이다.
글은 컴퓨터가 아닌 노트에 생각날 때마다 펜으로 적는다.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왠지 펜을 들고 종이에 글을 적는 것이 마음에 든다.
독서는 여러 책을 비치하고, 그날그날 읽고 싶은 책을 원하는 만큼 읽는다. 마치 TV에서 영화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다큐도 보듯이 그렇게 다양하게 조금씩 읽는다.
기존 루틴에 클래식 감상을 추가했다. 오후나 저녁 시간에 한 시간 정도 오로지 클래식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하면서 듣는 것과, 홀로 방에 앉아 온전히 집중하는 클래식은 확연히 다르다. 그 울림과 감동 또한 크지만, 정신적인 휴식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평일이 지나고, 주말이 온다. 가족과 함께하는 주말은 평일보다 바쁘다. 주말의 루틴이 있고, 아이들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이 늘 생긴다. 평일보다 피로도는 크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큰 아이를 포함하여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기에 행복하다.
최근 아내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내가 퇴직 전보다 더 바쁜 것 같다고 말한다. 사실 퇴직 후에 이렇게 몰입감 높은 삶을 살아가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삶에 있어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이 많다는 것, 그래서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간다고 느끼는 것은 큰 선물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