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손해 보며 살기

2025년 1월 15일 수요일

by 손영호

사람은 누구나 손해나 손실을 싫어한다. 일반적으로 손해나 손실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상황에 따라 사람 간 갈등도 야기한다.


물질적이고 정신적 손해는 삶을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일이며, 누구나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나의 할머니는 '좀 손해 보며 사는 것이 좋다'라는 말씀을 가끔 하셨다. 나이를 먹으며 할머니의 그 말씀이 가끔 떠오를 때가 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정말 소중한 교훈이지만,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과연,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 돈 문제, 자존심 문제, 그 외에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문제들에 대해 초연해진다는 것이 가능할까?


아마도 그것은 양보하고 나누고 베풀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넉넉한 마음은 어떻게 가질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그 넉넉함이 나에게 무엇을 주는지 체험적으로 깨달아야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양보, 배려, 베풂의 마음이 담긴 말과 행동을 실천하고 느껴보는 것이다.


이런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라는 큰 차원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지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누구나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나눔과 양보와 배려, 그리고 베풂을 받는다. 마치 회사의 재무제표의 대차가 동일한 것 같이, 우리는 누군가에게 내어주지만, 누군가로부터는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조금 손해 보며 산다는 것이, 행복하고 가치를 만드는 삶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고 계셨을 것이다.


손에 쥔 모든 것을 잃지 않으려고, 온종일 손에 힘을 주고 살아간다면 어떤 삶이 될까? 조금만 힘을 빼면, 새어나가는 것들이 있더라도, 그만큼 공간과 여유가 생길 것이다.


바로 그 공간과 여유가 자신의 행복과 삶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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