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중심성

2025년 01월 16일 목요일

by 손영호

성선설과 성악설, 사람은 선한 존재인가 아니면 악한 존재인가? 선(善)과 악(惡) 기준은 무엇인가? 이 모든 질문을 '인간의 자기 중심성'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어떨까?


자기 중심성은 인간으로서 지니는 당연한 특성이다. 자아가 있고, 이성이 있으며,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그렇다. 동시에 사람에게는 양심과 도덕률이라는 것이 내재되어 있다. 이런 도덕률이나 윤리가 기반이 되어,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는 사회적 통념과 사회규범이 있다.


이러한 도덕과 윤리의 틀 안에서 작동되는 사람의 자기 중심성은 악(惡)이라 볼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자기 중심성에 타인의 유익이라는 개념이 배제되는 경우이다.


타인이나 사회에 피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 또는 특정 공동체만을 위해 유익을 추구하는 것은 분명 악(惡)이다. 또한, 자신에게 특별히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면, 이런 도덕과 윤리는 무시해도 그만이라는 뒤틀린 자기 중심성도 악(惡)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울러, 상황에 따라서 기분과 감정 또는 본능이 폭주하여,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자기중심적인 정당성이 기저에 깔린 행위라고 볼 수 있기에 분명 악(惡)이다.


이렇게 자기 중심성을 기준으로 바라본 사람의 특성은, 선한 DNA를 가지고 있지만, 언제든 악(惡)을 저지를 수 있는 존재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회나 국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선한 DNA가 보편적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즉,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되, 타인과 사회의 유익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깊고 넓게 자리 잡아야 한다.


개인적 측면에서도, 뒤틀린 자기 중심성은 삶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 단기적이고 순간적인 편의나 만족감 등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삶 전반에 있어 어떤 가치나 보람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문화는 강의 물길과 같다. 거대한 흐름이며, 인식할 수 없는 속도로 서서히 변화해 나간다. 한 사람, 또는 몇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니다. 이는 세대와 세대가 지나며 서서히 만들어지는 것이다.


분명, 이 순간에도 세상은 흐르고 변화하고 있을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모이고 흘러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 낼 것이며, 훗날 더 나아진 그런 세상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조금 손해 보며 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