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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가 우선이다

2025년 03월 09일 일요일

by 손영호

정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걱정을 하며 살아간다. 걱정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스트레스는 삶의 질의 저하는 물론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퇴직 후 한 때, 경제적 측면이 계획대로 풀리지 않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의 심리적 상황은 마치 사막 한가운데서 홀로 거센 바람을 맞고 서 있는 그런 느낌과 같았다.


객관적으로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고민하고 노력하면 분명 길이 열릴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나의 이성과 의지는 걱정과 두려움 앞에 무너져 그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그런 참담한 과정 속에 성경의 말씀들이 힘이 되었고, 그중에서도 ‘목숨이 음식보다 중요하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 말씀을 통해 생명과 존재 그리고 존재를 위한 수단 등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고, 분명 존재 자체가 그 어떤 것 보다도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우선순위가 바뀌는 경우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큰 문제없이 넘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 경제적인 문제로 가정이 파괴되고 건강을 잃고 생명까지 위험에 빠지는 경우들이 그렇다.


그러나 존재라는 것은 생존의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가 있다. 존재는 존재 자체로 의미를 지닐 수 있으며, 나아가 존재를 통해 수많은 가치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부모가 자식들이 홀로 설 때까지 옆에 있어주는 것 자체로 큰 의미를 지니는 것과 같이 사람은 삶을 통해 크고 작은 가치들을 남기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도 있고, 걱정과 두려움에 짓눌려 절망에 빠질 수도 있다. 만약 그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면, 반드시 존재의 의미와 존재의 우선순위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람의 생명과 존재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태복음 6:2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

So I tell you, don’t worry about the things you need to live-what you eat, drink, or wear. Life is more important than food, and the body is more important than what you put on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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