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11일 일요일
비가 멎은 늦은 저녁
홀로 집을 나서
안개 자욱한 그 길을 걷는다.
구름 걷힌 하늘과
그곳을 밝히는 달을 바라보며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걷고 또 걷는다.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인간적인 한계
그 한계로 인한 내면의 갈등과 고통을
걸음 걸음에 담아 내어놓는다.
스스로 용납되지 않는 못난 모습과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을
긴 한숨에 담아 내어놓는다.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욕구와 욕망을
안타까움의 눈빛에 담아 내어놓는다.
그렇게 하염없이 걷다 보니
점차 마음과 눈이 밝아지고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한계는 소망이 되고
못남과 어리석음은 지혜가 되며
헛된 욕구와 욕망은 분별과 명철이 된다.
늦은 저녁 홀로 걷는 그 길
마음속 짙은 안개가 걷히고
평온과 기쁨의 빛으로 밝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