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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의 열매

삶의 마일스톤

2025년 9월 29일 월요일

by 손영호

복싱 3년 차, 지난 주말 복싱 2단 심사가 있었다. 1단 심사 때와 마찬가지로, 아내가 함께하며 모든 장면을 영상에 담아주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1단 심사 때에 비하여 실력이 확연히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3단이다. 2단 심사까지는 1년 단위로 진행되지만, 3단 심사에는 2년이 필요하다. 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3단에 도전할 예정이다.


그런데 50대 중반의 나이에 복싱 단증이 왜 필요할까? 사실 사회적 유용성은 전혀 없다. 그것은 오로지 내 삶을 위한 것이다. 나에게 있어 복싱은 성실함과 꾸준함이 삶에서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확인할 수 있는 마일스톤의 의미를 지닌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그 어떤 변화나 보람이 느껴지지 않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 내 삶에 놓여 있는 마일스톤들이 힘을 발휘한다. 순간이나 하루의 단위로 확인되지 않는, 오로지 누적된 시간을 통해서만 확인되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 준다.


나는 복싱을 통해 많은 것들을 성취하고 있다. 체력 향상이나 건강 관리 등 육체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신적 측면에서의 유익도 상당하다. 자신과 싸우는 훈련이며, 겸손, 인내, 절제 등 인격적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얻고 있다. 그리고 모든 의미가 복싱이라는 마일스톤에 새겨진다.


삶에 놓이는 마일스톤은 지나온 시간의 기록이기도 하지만, 삶의 이정표나 목표가 되기도 한다. 어떤 마일스톤을 세우고, 또 어떤 마일스톤을 그리며 나아갈 것인가? 삶이란 결국 그런 여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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