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은 ‘무려’ 윤석열을 '무려' 대통령으로 뽑은 적이 있다.
돌이켜보면 2022년 대통령 선거는 정말 여러 가지 뜻으로 재밌었다. 대한민국 현주소를 확인하는 대선. 시민의식, 저널리즘, 엘리트 파시즘, 디지털 문해력 등등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도 많지만 한 줄로 줄이면 이렇다. 동트기 전 새벽녘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고.
티비를 보면 오은영 박사님이 자주 나오신다. 덕분에 종종 보고 있는데 박사님 상담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고통받는 연예인이건,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건 일단 당사자와 부모관계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우리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고 좋든 싫든 성인이 되기 전까지 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십여 년의 경험은 한 사람의 몸속, 마음속에 찬찬히 스며든다.
2017년 대통령 후보로 나선 문재인, 이재명, 안철수, 유승민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작가는 1~4장에 걸쳐 4명의 대권후보를 심리학의 눈으로 해석한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읽으면서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을 돌아보면, 문재인이라는 인간의 심리를 분석한 내용은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인으로 지는 큰 특징은 멍석을 다 깔아줘도 쉬이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읽고 나니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시스템도 다르게 보였다. 시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창구라 생각했는데 뒤집어 생각하면 시민이 먼저 나서서 멍석을 깔아줘야 정부가 움직이겠다는 뜻도 된다. 박근혜를 사면하는 결정도 그렇다. 글쓴이가 분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심리 중 가장 큰 부분 중 하나는 '모두에게 싫은 사람이 되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이렇듯 그가 어째서 대통령에 도전했고, 기존 정치인들과 다른 지점이 무엇이며 그것이 대한민국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해하는데 이보다 좋은 책은 없을 것이다. 이재명과 안철수, 유승민도 다 마찬가지다.
이재명이 어때서 그리 간절한지, 검찰과 언론과 싸우면서 무엇을 억울해하는지 안철수는 왜 항상 저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만 내리는지 유승민은 왜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지, 혹은 모르면서 아는 척을 하는지 그들이 지금껏 주장한 말들, 내세우는 정책, 정치적인 행보 등 웬만한 이슈는 다 분석가능하고 이치에 맞는다. (작가는 이미 2015년에 이미 박근혜를 두고 "연산군과 같은, 대통령을 하기 싫은 사람. 그를 다룰 줄 아는 극소수에 심리적으로 크게 의존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쓴 이 책은(무려 9년 전에 나왔다.) 2022 대선이 끝난 당시 대한민국 정치를 이해하는데 딱 들어맞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에서 12.3 내란과 이재명 정부를 바라보면 재밌고 새로운 관점을 하나 얻는 셈이다. 하나라도 더 많은 시민이 정치를 보고 정치를 이해하고 정치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대한민국이 좋은 발전을 계속 이뤄나갈 수 있다고 믿는 행동하는 양심, 깨어있는 시민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