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권력의 시대: 인공지능과 민주주의의 미래(3부)

오마이뉴스 창간 26주년 글로벌포럼에 다녀와서

by 현장감수성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요."

"인간이 패한 것이 아니고 이세돌이 진 것이다."

바둑실력보다 어록으로 더 화제인(?) 울산과학기술원 이세돌 교수의 강연으로 3부를 시작했다. 2016년 가장 큰 이슈였던(국정농단 사건을 제외하고) 알파고와 이세돌기사의 대결은 일반인에게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속도와 뛰어남을 각인시킨 사건이었다. (2022년 챗GPT의 등장이 던진 파급처럼) 이세돌 교수는 10년 전의 대국에서 자신이 패배한 이유로 알파고의 기보를 받아본 일화를 들었다. 대국 5개월 전 알파고의 기보를 받아본 당시 이세돌 9단은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프로그램 치곤 잘 두지만) 아직 나하고 대국하기엔 좀 많이 이르네.'

고작 5개월 만에 일취월장이 아닌 일취백년장을 이룩해서 자신을 꺾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연하다. 당시 모든 일반인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바둑의 경우의 수는 대략 10의 170제곱. 참고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수가 대략 10의 80제곱이다.)

아빠보다 인공지능과 대화하기를 더 선호한다는 요즘 청소년의 실태를 보고

"그게 뭐 놀랄일인가요? A.I 이전이라고 특별히 아버지들의 역할이 뭐 있었냐?" 라고 반문하여 큰 웃음을 주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를 두고 이세돌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공지능도 결국 기술이고 그 기술을 만든 것은 사람이다. 우리가 정말 두려워 해야 하는 지점은 인공지능이라는 (사회를 뿌리채 뒤흔들) 기술을 지나치게 소수의, 몇몇 사람들이 독점하고 있는 지금의 행태와 인공지능이 우리를 지배하려 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 인공지능에게 종속되어 버리는 일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RVooCueblM


맹성현 교수는 포럼 전체의 마무리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한다. 그는 <AGI시대와 인간의 미래>라는 책과 함께 "So, What should we do?" 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그림으로 지금의 현상을 비유한 교수님은 인공지능에 대해 일부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일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을 제대로 알기와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 변화를 예측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공지능을 알아야 인공일반지능, 나아가 초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알 수 있고 이 기술이 인류에게 (유발 하라리가 말한) 1차 인지혁명 이후 2차 인지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인공지능 기술 개발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가지 비윤리적 행태(종료당하기 싫어서 회피하거나, 스스로를 시각장애인이라 인간에게 거짓말을 하고, 자신을 다른 소프트웨어로 대체하려는 인간개발자의 약점을 폭로하겠다 협박하는 등)와 인공지능 블랙박스(인공지능이 어떤 선택을 내리기까지 과정을 인간을 볼 수도 없고 설명할 수 도 없는), 인간의 가축화(인공지능이 인간의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시기에, 인간은 스스로를 가축화하며 생존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위험성을 경고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I2Jryn3pUk


오마이포럼의 마지막 순서는 '나의 서울선언'이었다. 오연호 대표는 이 선언이 서울을 넘어 다른 도시들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초등학생과 초등교사부터 여러 사람들이 연단에 올라 인공지능이 휘몰아치는 태풍같은 시기에 자신의 역할과 다짐을 발표하며 포럼은 끝이 났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선언은 인공지능에게 꿈도 미래도 다 빼앗겼다는 초등학생과, 트리스탄 해리스가 제시한 디스토피아와 카오스 사이의 좁은 길을 비추는 등불인 교육을 지키는 등대지기가 되겠다는 초등교사의 선언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MB6mufvl6E


이 포럼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사회 특히 민주주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가 가장 큰 주제였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민주주의를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로 교육을 꼽았다. 하지만, 당장 3월부터 학교에서 이뤄지는 인공지능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다. 이 포럼의 유일한 옥의 티라고 할까? 인공지능과 민주주의 그리고 교육에 관한 주제로 다시 한 번 포럼이 열리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