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스티브잡스-오드리햅번-알프레드 히치콕-닐 암스트롱-오펜하이머
홍의장군 곽재우 의병장과 나이팅게일의 공통점은? 둘 다 평범한 집안의 서민(?) 일 것이라는 오해다.
곽재우 장군은 양반출신이고, 무려 남명 조식 선생님의 외손사위다.
나이팅게일도 부유한 귀족 집안 출신으로 굳이 힘들고 험한 간호사를 자처하며 전쟁터로 뛰어들 이유가 없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재밌게 읽은 사람은 의외로(?) 나이팅게일이었다. 단순히 희생전신의 아이콘은 아님을 알고 있었고, 백의의 천사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힘과 고집도 굉장했다는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여러 짤(혹은 밈)을 통해 얼핏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팅게일이 전장에서(크림전쟁) 죽어가는 군인을 살리기 위해 통계학을 활용했다는 사실은 이 책 덕분에 처음 알게 되었다.
[목민심서의 정약용 선생님의 200년 전 엑셀작업의 위엄] 이야기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매년 회자되는 것처럼, 나이팅게일은 뛰어난 계산(실제 암산에 능통했다고 한다) 능력에 셜록홈스 급의 추론능력에 스티브 잡스 급의 PT발표 능력을 고루 갖춘 그야말로 천사 그 자체인 인물이다.
2020년 영국 가디언즈는 이런 기사를 실었다.
"나이팅게일이 현대에 부활하면 등불이 아닌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들고 다녔을 것이다. 노트북에는 데이터로 가득 찬 스프레드시트가 들어있고, SNS로 사망자수 통계의 신뢰성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을 것이다."
이 기사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단순히 병사의 사망 숫자를 월별로 누적하여 표로 만드는 수준을 넘어 장미도표를 만든 것은 혁신 그 자체였다.
나이팅게일은 흥선대원군과 함께(?) 1820년에 태어났다. 굉장히 장수하여서 1910년까지 살았다. 그 사이 에디슨은 축음기를 발명했고 덕분에 우리는 지금도 나이팅게일이 남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믿기지 않는다면 나이팅게일 목소리를 검색해 보시라.) 그가 목소리를 녹음하게 된 이유도 어려움에 빠진 남을 돕기 위함이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면 책을 사서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사서 소장하고 읽어볼 만큼 이 책은 재밌고 흥미롭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처럼 이 책은 제목에 충실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나이팅게일 말고도 여러 인물이 등장하는데, 200쪽 정도 되는 분량에 8명의 이야기를 담으니 한 명마다 30쪽이 채 되지 않는 착한(?) 책이다. 게다가 등장인물 모두 친숙하여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내적 친밀감은 충분하기에 더 술술 읽힌다. 뉴스에서 위인전에서 영화에서 한 번 이상 만났을법한 인물들.
오펜하이머는 최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로도, '무한도전에서 하하가 고른 책'으로 유명하다.
스티브잡스는 관련 영화만 여러 편. 마이클 페서밴더의 '스티브 잡스'나 애쉬튼 커쳐의 '잡스' 둘 중 아무나 고르시라.(두 영화 다 추천한다.)
오드리 헵번은 로마의 휴일 하나로 설명 끝. 다 본 뒤에야 비로소 '아 이 영화가 흑백영화였구나.' 하고 알게 될 정도다.
알프레드 히치콕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영화 보기 전 예습은 필수. 방구석 1열 38회(2019.1.18일 자 방송)를 추천한다.
나폴레옹은 가장 최근 조커-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영화로 다시 한번 우리에게 찾아왔다. 나폴레옹도 관련하여 재밌는(?) 일화가 아주 많은 인물 중 하나인데, 여기서 질문 하나. 에이브러햄 링컨은 '링컨'으로, 윈스턴 처칠은 '처칠'로, 넬슨 만델라도 '만델라'로 부르는데 어째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보나파르트라고 안 부르고 '나폴레옹'이라고 부를까?
닐 암스트롱은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라라랜드의 라이언 고슬링과 함께 만든 퍼스트 맨에서 만날 수 있다.(막 재밌는 영화는 아니니 참고하시라^^)
나이팅게일도 1951년작 'Lady with a lamp"라는 영화가 있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유일한 한국인 이상(본명 김해경)은 98년작 '건축무한 육각면체의 비밀'에서 엿볼 수 있다. 괴팍하고 고독한 천재 이상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고, 그의 작품 세계는 항상 신비스럽지만 그 이상으로 배우자 변동림(본명 김향안)의 삶도 어마어마하니 꼭 따로 찾아보길 바란다.(어린 왕자 식으로 호기심을 자극해 볼까? 우리나라 회화작품 중 가장 비싼 값에 팔린 작품이 무엇인지 아는가? '우주'라는 작품으로 가격은 100억을 훌쩍 넘는다.)
2025년 한 해도 어느덧 이틀 남았다. 올 한 해 몇 권이나 책을 읽으셨는지? 성인 평균 1년 독서량이 바닥을 치는 요즘 같은 시기에 한 권 책을 사서 읽음으로써 잠자던 전두엽을 깨워 준비운동 좀 시키고 매일 받는 스트레스 좀 날리고(의외로 스트레스 해소에 독서가 특효약이다. 이는 뇌과학이 증명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랑 대화할 때 살짝(살짝이 포인트다) 한마디 아는 척 해주면 얼마나 좋은가. 누군가 그랬다. 책은 읽는 게 아니고 사는 거라고. 이 책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