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몸을 데우려 얇은 코트 사이로 서린다
얼마나 거쳤을지 모르는 그 한기는 언제나 동냥하는 개마냥 앞코를 쿡- 쿡-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은
해도 바람도 아닌 품 속의 담배 한 개비
찬 바람 부는 날엔 뜨거운 훈김이라도 마셔야 한다는 그의 지론
월 몇 억을 번다는 그 사람은 손목터널증후군이 왔다
목줄을 지름으로 세상 사는 때깔 좋은 품종
목욕이라도 하는 날엔
갈 곳 없어진 벌레들, 습자지 같은 피부, 그래도 볕 좋으면 잘 마르니 다행이지
뺨 올려붙이면 터질 듯이 건조해 구리스라도 몸 비벼야지, 울컥울컥 언 땅에 몸 비벼대야 구차한 내일이라도 기약한다
그래도 눈에 힘 부릅주고 살다 보면 천 원짜리 번데기 탕에서 몸 뜨뜻이 지지며 살겠지
구르는 돌은 이끼 안 끼지만
기구한 태생 아무리 몸부림쳐봐야 지하 1.5미터
아무리 굴러봐야 눅눅히 곰팡이 퍼렇게
물 고이는 가장 낮은 곳이
가장 세상답다
물 고이는 눈만이
정답을 알고 있듯이
추일 광화문 / OH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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