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지 않는 그대에게) 2편
남편은 그 이후로 여섯 달이 다 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그 여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았고, 틈틈이 남편의 근황을 살폈습니다. 겉으로는 강했던 아내였지만, 속은 점차 곪아갔습니다. 아내는 남편과 그 여자를 잊기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잠시 쉬는 시간이 날 때면 그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휴식 시간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들여다보다가 문득 그 여자의 휴대전화번호를 입력창에 넣고 검색 버튼을 눌렀습니다. 놀랍게도 그 휴대전화번호가 포함되어 있는 어떤 회사의 홈페이지 게시판이 올라왔습니다. 알고 보니 그 여자는 그 회사의 채용 담당자였고, 자신의 회사 내선 번호와 함께 개인 휴대전화번호를 채용 게시판에 기재해 두었던 것입니다.
아내는 며칠을 고민하다가,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 여자는 전화를 받자, 아내는 남편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여자는 ‘지금은 통화가 어렵다. 나중에 전화를 드리겠다’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록 그 여자로부터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고, 아내가 다시 전화를 걸자,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메시지가 들려왔습니다.
순간 분노가 치밀어오른 아내는 그 여자의 회사 내선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그 여자가 아닌 그 여자의 직장 동료가 전화를 대신 받았습니다. 아내가 그 여자와 통화를 요구하자, 직장 동료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리를 비웠다’고 말했고, 아내는 ‘회사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면 바로 연락하라’는 메모를 남겨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여자는 아내에게 어떤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아내는 그 여자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품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남편이 유부남임을 그 여자에게 숨겼다고 하더라도, 아내가 그 여자에게 전화를 걸어 알려주었으니, 그 여자는 자신이 유부남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여전히 그 여자와 함께 있었고, 그 여자는 고의로 아내의 연락을 거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내는 결국 그 여자가 다니는 회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OOO씨(그 여자) 오늘도 자리 비웠나요?”
“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그년이 유부남 만나는 중이고, 그래서 내 전화 일부러 피하는 건데, 옆에 있다면 전화 바꿔주시겠어요?”
“OOO씨 정말 자리에 없어 통화 어렵습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누가 봐도 거짓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의 목소리가 커지자, 상급자가 대신 전화를 받았고, 아내는 상급자에게도 그 여자가 유부남인 남편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아내가 회사에 연락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 여자는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몇 달 뒤, 남편은 아내에게 무릎을 꿇고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빌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받아주었지만, 남편과 그 여자를 용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을 항상 의심했고, 저녁이면 남편과 그 여자가 함께 지냈을 날들이 생각나 잠들고 깨기를 반복했습니다. 아내는 의리로 똘똘 뭉친 친구들과 수시로 그 여자의 SNS를 들여다보며 두 사람이 몰래 만나지는 않는지 동향을 살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어느 날, 드디어 아내에게 복수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