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처의 남자

마지막편

by 오늘도 안녕

그러나 그 이후에도 전처는 몰래몰래 상간남을 딸과의 면접교섭에 참여시켰습니다.


"딸, 오늘은 엄마랑 어디 다녀왔어?"

"오늘 엄마랑 삼촌이랑 치킨 먹었어."

"...그래? 그러면 치킨만 먹었어? 뭐 하고 놀았어?"

"아빠 화 안 낼 거지? 엄마가 핸드폰 하게 해줘서 유튜브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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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단 두 번 딸과 시간을 보내면서, A의 반대에도 상간남을 동반하고, 그 시간도 딸과 온전히 시간을 보내지 않는 전처의 모습에 A는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나마 얼마 전까지 A의 부탁으로 전처는 A와 딸이 사는 동네에서 떨어진 장소에서 면접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최근에는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딸의 학교 근처에서도 면접 교섭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마다 A는 제발 상간남을 데려오지 말라는 애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 만 것입니다. A는 이 좁은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돌 것 같았고 그로 인해 딸이 받을 상처가 걱정되었습니다.


"영우야, 오늘 OO 만났다며."

"응..."

"무슨 일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 근데 그러면 나 삼촌한테도 아빠라고 불러야 해?"

"응? 아니! 절대 아니지~ 아빠는 아빠 하나지."

"근데 엄마가 아빠는 나한테 돈 쓰기 싫어한다고, 그래서 싸워서 이혼한 거래. 삼촌은 나한테 돈 많이 쓰고 좋은 것도 해줄 거라고."


A는 딸에게 아빠랑 엄마가 자주 싸워서 같이 살 수 없었다고 딸을 달랜 뒤 방을 나왔습니다.


"야, 너 제정신이야?"

-내가 뭘?

"너 오늘도 그 새끼 데리고 왔다며?"

-말조심해. 언제 봤다고 이 새끼 저 새끼야?

"그럼 그 새끼가, 네가 인간이냐? 바람피워서 이혼했으면 양심이라도 있어야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전화해서 왜 난린데?

"너 애한테 우리가 이혼한 이유가 뭐라고 했어?"

-뭘 뭐라고 해.

"내가 애한테 돈 쓰기 싫어서 네가 이혼 한거라고 했다면서!"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됐다. 네 말을 믿겠냐? 두 번이나 불륜을 저지른 너를?"

-애가 뭐 잘못 알았나본데 그런 말 한 적 없어.

"그래, 그럼 그건 그렇다 치고 너 왜 자꾸 그 새끼 면접교섭일에 데리고 나와?"

-못 나올 건 뭔데?

"아, 이제 당당하시다? 너 지금 애한테 네가 바람피워서 이혼했다고 말할 수 있어? 세상에 말할 수 있어?"

-.......

"지금 애 친구 엄마가 너랑 상간남을 만났는데 상간남을 남편이라고 소개했다며. 나랑도 아는 학부모인데 지금 동네에 소문이 어떻게 나겠어?"

-아니 요새 이혼이 얼마나 흔한데.

"야, 안 맞아서 이혼한 거 하고, 네가 상간남 데리고 다니면서 남편이라고 소개하는 거하고 같아?"

-내가 알아서 할게.

"뭐?"

-뚜-뚜-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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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변호사를 찾아 그간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딸을 위해 전처와 소송은 피하고 싶어, 전처가 유책배우자임에도 협의로 이혼까지 했는데, 도저히 괘씸해서 참을 수가 없다, 지금이라도 책임을 물을 방법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변호사는 A에게 요건이 갖추어지면 이혼 후에도 상간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고, A의 경우에도 소송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고, A는 더는 전처와 상간남의 뻔뻔함을 그냥 둘수 없다는 생각에 소송을 결심했습니다.


소송이 진행되자, 전처는 이미 상간남을 만날 때는 A와의 부부관계가 파탄 난 상태였다고 했고, A와 협의이혼 하면서 위자료 조로 재산 대부분을 A에게 넘겼다고 거짓말했습니다. 그러나 A는 전처가 지금의 상간남 이전에도 외도를 저지른 전적이 있고, 한 번은 용서하였으나 두 번은 봐 줄수가 없어 빠르게 협의로 이혼한 것이며, 재산 대부분이 A의 수입으로 형성된 것인 데다 재산분할을 다투면, A와 이혼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한 전처가 재산을 빠르게 포기했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결국 A는 전처와 상간남에게 2,5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A에게 2,500만 원은 큰 돈이 아니었지만, 최소한 전처가 상간남의 불륜을 저질러 이혼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판결문으로 남겨, 다시는 전처가 엉뚱한 소리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A는 만족했습니다.


때로는 과거에 묻어두었던 일을 다시 꺼내 엉킨 매듭을 풀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A는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매듭을 풀기로 결심했고, A의 결심은 다소 늦었지만 뻔뻔한 전처와 상간남에게 적잖은 타격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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