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 남편과 이혼하기

마지막편

by 오늘도 안녕

그렇게 I의 가정에도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습니다. I는 다시 임신했고, I의 딸은 성장하여 보육기관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보육기관에 적응하는 동안에는 가정에서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I는 남편에게 되도록 저녁에는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줄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얼마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다시 잦은 술자리를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I는 임신한 아이를 생각해 참아보려 노력하였지만 남편이 다시 외박을 하기 시작하면서 정신적으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아무리 애원해도 남편은 가정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술 약속으로 집을 나갈 때 이야기를 해보자며 매달려보았지만, 남편은 I를 강제로 떼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I는 폭행을 당했고 전신에 멍이 들었습니다.


I는 비로소 이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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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썼던 각서를 들이밀며, 협의이혼을 하자고 하자 남편은 흔쾌히 동의하였습니다. 임신한 아이를 포기하자는 데도 적극 찬성하였습니다. 다만 전에 썼던 조건을 충족할 만 한 돈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I는 위자료와 양육비 지급, 아이가 장기간 기관에 있을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만이라도 I와 아이가 현재 집에 거주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습니다. 남편은 이번에도 빠르게 도장을 찍었습니다.


협의이혼 서류를 제출하고, 법원에 출석하기로 한 당일 남편은 문자 하나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지금 위자료 줄 돈이 없어서 오늘 이혼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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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가 전화를 아무리 걸어도 남편은 수신차단을 했는지 받지 않았습니다. 결국 I는 변호사를 찾았습니다.

“남편이 협의이혼하기로 하고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이혼할 수 있을까요?”


변호사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안내하였습니다. 남편이 출석하지 않더라도 이혼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절차는 최대한 빨리 진행할 경우 수개월 안에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I는 소송을 시작하였습니다.


소장을 내고, 남편의 재산을 전부 조회하였습니다. 각서와 협의이혼관련 서류,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시세 등도 전부 제출하였습니다. 남편은 처음에는 무엇인지 모르고 소장을 송달받았다가, 그 이후부터의 절차도 전부 회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양육비와 생활비도 일절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고, 기일에도 일절 출석하지 않았으며 어떠한 서류도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I는 답답했지만, 어떻게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믿고 기다렸습니다. 변호사를 통하여 양육비 사전 청구도 하였습니다.


법원에서도 상황을 회피하는 남편의 상태를 인지하고 빠른 진행이 이루어졌습니다. 소장을 제출한지 5개월이 되지 않아, 화해권고 결정이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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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인용, 위자료 3천만원 전액 인용, 기여도가 인정된 재산분할, 친권자 및 양육자로 원고 지정, 양육비 매달 150만원씩 말일 지급, 과거 미지급 양육비 지급 등이 담긴 내용이었습니다. 남편은 여기에도 반응하지 않았고, 결국 화해권고 결정이 확정되었습니다.


I가 각서에 기재한 내용이 다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유리하게 상황이 정리된 것입니다. I는 확정증명서를 발급받아 이혼신고를 하였고 이 모든 절차에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I는 아이가 상황에 적응하면 재취직을 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상대가 상황을 회피할 때, 기다리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때로는 제도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갈무리 할 필요도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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