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작대기

적극적인 남편, 애매한 상간녀 마지막

by 오늘도 안녕

J는 다툼 끝에 집을 나갔습니다. 그리고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H가 생활비를 달라며 끈질기게 연락을 하면, 그때서야 선심 쓰듯이 조금씩 돈을 보내는 것이 다였습니다. 그 외에 대화를 시도하면 이혼하자는 얘기 아니면 연락하지 말라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H는 아직도 J를 사랑했기에 이혼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럴수록 K에 대한 미움은 커져갔습니다. H는 K에게 상간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소장을 받은 K는 H에게 연락을 취해 왔습니다.

“저랑 J씨 그냥 직장 동료예요. 아무 사이 아닙니다.”

“아무 사이 아닌데, 유부남이랑 그렇게 연락을 많이 하나요?”

“그 당시에 제가 이혼하고 힘들어서, 저를 위로해 주겠다고 연락이 오는 거였고 저도 그 당시에는 거절하기 어려웠어요.”

“왜요? J도 이혼남 돼서 둘이서 잘해보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저는 그러고 싶은 마음 없어요. 남자로 본 적도 없구요.”

“J가 그쪽 여자로 보고 잘해주는 것도 몰랐어요?”

“힘들었으니까 기대고 싶은 마음은 있었죠. 그런데 선을 넘은 적은 없다구요.”

“없긴 뭐가 없어요? 블랙박스 보니까 그쪽 집도 드나들었던데.”

“그건 제가 아파서, 약이랑 죽 사다준다고 들렀던 걸 거예요.”

“하, 그게 바람이에요. 당신들 바람피운 거라구요. 그리고 집까지 드나들 정도면 무슨 짓을 했을 줄 어떻게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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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J가 나타났습니다.


“너 여기서 뭐해?”

“뭐야, K씨가 불렀어?”

“니가 뭔데 여기까지 찾아와서 K한테 이따위 짓거리를 해?”

“뭐라고?”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한 거야. 근데 거기다 대고 소송을 해?”


K는 J의 뒤로 숨어, 그 뒤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H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J에게 준 사랑과 헌신이 버려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자신은 J만을 바라보고 사랑했지만 J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소송 당장 취하하고, 이혼해. 내가 집 준다고 했잖아!”

“집? 웃기고 있네. 누구 좋으라고?”


H는 그 뒤로도 몇 달간, J의 이혼 요구를 줄기차게 무시하였습니다. 그것이 자신이 J에게 할 수 있는 복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H의 마음속에는 허무함이 가득했습니다.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J에 대한 미움이 점점 커져갔습니다.


“그래, 니 소원대로 해줄게. 이혼해.”

“어쩐 일이야?”

“대신에 전에 이야기한 집이랑, 양육비는 지켜.”

“양육비?”

“집은 집이고, 양육비는 양육비지.”

“재산 반반하면 원래 집도 네 거는 아니지! 근데 양육비까지 주라고?”


J의 뻔뻔한 태도에 H는 기가 막혔습니다. 더 이상 H는 J를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뭐, 한번 니네 회사 앞에서 피켓들고 서 있어줘? 나도 이판사판이야!”

변호사를 찾아가 상담한 H는, 합의이혼이 아닌 조정이혼으로 이혼 절차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조정이혼결정은 이혼 판결문과 동일한 효력이 있어, 나중에 J가 딴소리를 할 확률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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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에서 J는 양육비를 줄 수 없다고 우겼으나, 시간을 끌수록 H에게 불리할 것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자녀당 40만원의 양육비를 별도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으나, H의 마음에는 상처가 남았습니다.


“제가 뭘 잘못한 걸까요? 여자가 더 좋아하면 안 되는 거였을까요?”


결혼생활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지 못한 것은 J라는 것을 알면서도, H는 변호사에게 물었습니다.

“그건 아닐 겁니다. 다만 더 상처받는 일이 생기기 전에,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하시죠. 그렇게 쉽게 변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애초부터 결혼해서는 안됐던 사람인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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