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느낌
상담사들한테 수많은 상처를 받았다
치료받고, 위로받고, 이겨낼 힘을 얻기 위해
심리, 정신 건강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은 ‘전문가’를 찾아갔던 건데
돌이켜보면 내가 만난 상담사들은
어렵게 털어놓은 내 상처를 가볍게 여기고
심리적으로 나약한 내 상태를 함부로 다루며
심지어 내 상처를 더 찢고 피나게 만들어
괴롭게 하였다
내 상처가 왜 상처인지 모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상처를 준 가해자를 두둔하며
피해자인 나를 질책하고
상담사들로부터 받은 상처를
또 다른 상담사들한테
힘들었다고 말하면
왜 힘들었는지 공감을 못해주며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감싸기 바쁘다
또 자신은 내게 상처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내 상처를 보듬어 주는 건 뒷전이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바쁘다
구체적인 사례를 적고 싶으나
상담 장면 중 말하는 장면에서의 느낌을
도저히 어떻게 글로 나타내야 할지 몰라 적지 못하겠다
다만 내 상처를 얘기했을 때
보이던 상담사들의
그 비웃음과 장난스러운 태도는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상담사들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하고 공감받지 못하며
오히려 내 상처를 함부로 평가받았던 경험으로
난 대체 누구한테
위로를 받고 공감을 받아야 할지 모르겠다
전문가라고 인정받는 상담사들한테 조차도
상처받고 이해받지 못하니
이젠 그 화살이 내게 꽂히는 느낌도 들었다
내가 구제불능인 것 같아서
내가 진짜 문제인 것 같아서
그 상처는
상담사가 아닌 사람들로부터 받은 것보다
상담사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몇 배는 더 크고 괴롭다
내가 이렇게 망가지고
더 상처받고
무너지기 위해
상담받은 게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