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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것도 선택이니까

by 삼순이

그런 날이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포기하고 싶지만 포기도 안 되고,

열심히 하고 싶지만 열정도 안 생기는 날.


딱 퍽퍽한 고구마 세 개를 한입에 먹은 기분.

물 한 모금이 간절한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그런 순간.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에이, 모르겠다’ 하고 흘러가는 대로 둔다.


혹시 내가 틀린 선택을 한 건 아닐까 걱정되면서도

어느새 내 선택을 포기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 아닐까?

모든 결정이 "네!" 아니면 "아니요!"일 필요는 없으니까.


오늘도 나는 흘러가게 두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

결국, 좋은 길로 가겠지.

비록 빙빙 돌아간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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