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에 피어나는 봄

by 작가 설인




햇살이 가장 높이 머무는 시간
봄은 아무 말 없이 깊어진다

바람은 살짝 더 따뜻해지고
거리의 그림자는 짧아진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순간 속에서
시간은 천천히 숨을 고른다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흘러오고
꽃잎 하나가 빛 위에 내려앉는다

나는 그 사이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오늘을 충분히 느낀다

정오의 봄은
조용히 가장 밝게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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