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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성 Nov 22. 2022

남인도 첸나이

1. 자유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자유’는 나에게 싱그럽고 푸르른 산에서 나무를 타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같은 것이다. 거침없이 공간을 점유하고 또 거침없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허락도 필요치 않다. 그저 자신을 몸에 맡길 뿐이다.

     

바람같이 살고 싶었다.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타인에 의해 내 삶이 지배당하지 않는 오로지 나로 살고 싶었다. 그래서 명상요가를 시작했다. 수련시간 동안 의식을 명료하게 생생하게 깨어 몸의 움직임을 자각하고 호흡을 바라보면서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작용들을 관찰한다. 나를 관찰하는 훈련이 점점 범위를 넓혀 일상생활에까지 적용되면 삶을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초연해질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생긴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긴 시간의 자기 수련과 자기 이해, 자기 관찰이 필요하다. 기존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나의 변화는 시작된다. 하지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나의 내면은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 있어서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즈음 라마나 마하리쉬의 ‘아루나 찰나’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아’는 참나이고 ‘루나’는 상처, 카르마를 의미한다. ‘아찰라’는 참나와 자비의 합일을 의미하는데 즉 참나와 자비의 합일로 카르마가 파괴된다는 의미이다. 라마나 마하리시는 어릴 적부터 그의 가슴속에 우주의 중심인 아루나 찰나라는 소리가 고동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 소리의 부름을 받아들여 티루반나말라이의 성스러운 산으로 향했다.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속에도 아루나 찰나가 고동치고 있었다. 나는 언젠가는 그곳으로 가겠다고 다짐했다.


몇년전에 나는 두 가지 장면의 꿈을 자주 꾸었다. 하나는 바다를 향해 바람을 가르며 나르는 꿈이다. 하지만 이내 답답함을 느낀다. 바다가 끝없이 펼쳐지지 않고 뚝 끊어져 있어서 앞으로 더 나가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장면은 누군가가 나를 쫓아오면 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나오고 또 열면 또 문이 나오기를 반복한다. 결국, 밖으로 나가서 좁다란 구석으로 들어가 아주 작은 구멍 속으로 머리를 처박고 들어가면 다른 세상이 나온다. 꿈은 나에게 자유를 갈망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인도에 가야 할 것 같았다. 나에게는 변화가 필요했고 그리고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위해,


2019년 12월, 드디어 배낭 하나 짊어 메고 남인도 첸나이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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