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선샤인> <이제 그만 끝낼까해> <존 말코비치 되기>
<이터널 선샤인> ,
좋아하는 영화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도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영화이다.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도 해보지 않은 고등학생
시절 처음으로 이 영화를 보고 '영화라는 게 이런거구나'를 처음 경험했다.
<이터널 선샤인>의 모든 부분을 사랑하지만 연출적인 부분을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같은 기대 하에 미셸 공드리의 다른 작품인 <무드 인디고>를 봤다가 적잖히 실망한 기억이 있다.
이때까지 영화를 만드는 사람 = 감독
그 영화의 모든 것 = 감독
이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있었다.
실제로 작품에 대해 얘기할 때 감독은 그 영화의 정체성으로 여겨진다.
박찬욱이나 봉준호와 같은 저명한 감독들은 각본을 직접 쓰기도 하니 틀린 생각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무드 인디고>에 대한 실망 이후 우연히 보게 된 두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와 비교적 최근 작인 <이제 그만 끝낼까 해>를 감상하고 비슷한 냄새를 맡았다.
이터널 선샤인의 다크 버전이랄까. 약간 기괴하다고도 할 수 있는 연출 방식과 독특한 서사 전개 구조, 어느정도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메세지 모두 같은 색을 띄고 있었다.
세 작품의 감독이 모두 달라 한동안은 그 연결점을 찾지 못했었는데
그 가운데 찰리 카우프만이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을 말하라고 하면 주저 없이 댈 수 있는 이름이 있다.
<더 랍스터>는 내가 처음으로 영화 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 작품이다.
<킬링 디어는> 역시 고등학생 시절 새벽 캄캄한 방안에서 이불을 칭칭 동여매고 너무나도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있다. 얼마나 집중했냐면 다음 날 몸살이 났다.
한국에서는 구해서 보기 힘든 <송곳니> <알프스>는 영자원에 직접 가서 영자막으로 빌려서 보았으며 <가여운 것들> 촬영 소식을 듣고나서는 한국 개봉일자를 외우고 다녔다.
<킬링 디어> 이후의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와 <가엾은 것들>은 가히 실망스러웠다.
여전히 란티모스의 색체가 남아있긴 했지만 특유의 건조하고 버석거리면서 미친듯이 깔끔한, 스타카토와 같은 여운이 사라져버렸다고 느꼈다.
두 작품은 위에 언급한 란티모스의 중 필모 4작품을 함께한 각본가 '에프티미스 필리포우(Efthimis Filippou)'와 작업하지 않은 작품들이다.
이쯤되면 나는 란티모스보다 각본가 필리포우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다녀야하나 싶다.
결론적으로 두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다.
내가 영화를 볼 때 가장 주요하게 보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이다.
누구는 캐스팅, 누구는 음악의 사용, 누구는 장르 일것이다.
경험을 통해 추린 나의 선호는 1) 스토리의 몰입도와 서사의 전개 구조 2) 메세지 3) 연출방식 인것 4) 분위기 인듯 하다.
보통 이 요소들은 감독에 의해 좌우된다고 생각되지만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로 미루어보아 각본가의 결코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영화에서 감독의 역할이 큰 것은 당연하지만
각본가의 역할이 그에 비해서는 너무 가려져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아쉽게도 <가여운 것들> 이후 필리포우와 작업한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는 아직 보지 못했다.
란티모스의 새로운 신작이 한국 영화인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와 <부고니아>를 보면 어떨지 궁금하다.
ps 엠마스톤은 란티모스의 새로운 페르소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