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녀의 사회생활

00. 조금씩 닳아 없어지는 '나'

by 이달기



사회생활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더 많이 쓰이곤 하는 것 같아요.


"그게 사회생활이지."


"사회생활이 다 그렇지."


"사회생활 경험했다고 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저런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죠.


비교적 나은 환경에 있어도, 아니어도. 사회생활은 힘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익'을 위해 모인 집단에서 '실력'만으로 겨뤄도 힘이 들 텐데, 눈치도 좋아야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신경 써야 하다 보니 난이도가 아주 극단적인 셈이에요.


하지만 또 지내다 보면 그 모든 게 내 일상이 되어 있죠.


적응이라는 말로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생활 시작 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것. 나였던 것이 조금씩 닳아 없어지는 과정 같기도 해요.


물론, 그 과정에서 닳아 없어지는 게 항상 좋은 면은 아니긴 해요.


저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단점 몇 가지를 고칠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단점 몇 가지를 고친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나를 잃어가는 것이 썩 유쾌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회사 내부에서 벌어지는 부조리한 일에 눈 감고, 귀 막고.


약자의 역성을 들어주는 일이 조금씩 더 망설여지게 되고.


내가 당한 부조리조차 늘 그랬다 여기며 슬쩍 넘어가는 나 자신이, 참 낯설게 느껴져요.


둥글게 가는 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게 나쁜 의도로만 들리게 된 것 역시.


아마 우리 사회의 대부분이 이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 역시 닳아가는 나를 붙들고, 잃어만 가는 게 억울해 몇 자 적어 보려고 해요.


흔하고 흔한 기혼 딩크족 여자의 사회 생활과 결혼 생활 이야기.


조금만 시간을 내어 넋두리, 요즘 말로는 썰이라고 해도 될 것 같네요.


들어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