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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정인 Dec 16. 2023

황촉 두 자루

어머니

_밝은 기운 가득하소서.

지난밤 꿈에는


두쪽으로 된,  자주색 커다란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황촉 두 자루가 밝혀져 있었다.


아직도 오린 듯 선명한 두 개의 노란 불꽃과 황촉 두 자루가 눈에 선하다.


촛불 너머에는 돌아가신 어머니가 계셨다.


꿈속에서도


`엄마가 기도하시는구나...` 하고, 직 감했었다.


우리 엄마는 늘 묵주를 손에 쥐고 기도 중에 계셨다.


내 어머니께서 자식들에게 베푸신 은덕을 어찌 다 말할 수 있을까.


난 안다. 내가 시 쓰고 이만치라도 사는 건, 엄마의 기도 공덕 때문이라는 걸.


실은 요며칠 마음이 자주 어두웠었다.


하늘나라에서도 어머니는 깜박깜박 어두워지는 나를 느끼셨나 보다.


대림절이다. 가톨릭에서는 아기예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촛불을 밝혀둔다. 성탄일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내일, 주일 아침엔 일찍 나서서 판공성사를 봐야겠다.


가톨릭은 형식의 아름다움을 견지하는 종교다.  


나는 자유방임형의 인간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형식을 존중한다.


삶에는 형식이 내용일 때가  다반사다.


모든 집과 마음에 밝은 기운이 깃들기를!


#어머니

#대림절

#황촉두자루


1216.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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