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38.8도씨

by 캐서린

삐삐삐삐

체온계의 경고음이 무섭다

38.8도씨

절망감까지 느껴진다

어쩌다 갑자기

어린 몸이 불덩이가 되었다

한 동안 밥도 잘 먹고

아프지도 않고

이제 많이 자라 덜 아프구나

생각하고 있었더니

그런 내 생각을 못마땅히 여겨

이렇게 또 병을 안겨주는 것인가


왜 늘 가장 평온하고 행복하다고 생각될 때

이렇게 느닷없이 아픔을 던져주는건지

신이 있다면 묻고 싶다

이건 무슨 법칙 같은 거냐고


가야 하는 일상의 모든 곳을 결석하고

병원으로 간다

진단을 받고

약을 먹고

집에서만 요양을 한다

열을 안고서 자는 아이,

아이 침대 옆 바닥에

이불을 깔고 쪽잠을 자며 밤새 불침번을 선다

걱정으로 뒤엉킨 나의 마음을 안고서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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