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촌 디모테오 주교님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드리며

by 배초향

유경촌 디모테오 주교님이 명일동 본당에 처음 주임신부님으로 오시던 날.

명일동 신자뿐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던 가톨릭신자들이 많이 모였다.

그분의 사제의 삶은 이미 소문이 나 있던 터라 먼저 뵙고 싶어 했다

그리고 유인촌 배우의 동생으로도 잘 알려졌고,

인물뿐 아니라 노래까지 잘하신다는 소문이 쫙 퍼져 있었다.

명일동 본당으로 오시고

명일동 성당은 그야말로 성소가 된 듯 한 성당으로 빠르게 탈바꿈했다

그분의 검소하시고 사제로서의 삶이 소문이 아닌 실체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주일미사에는 인근 지역 신자들까지 몰려와 항상 간이 의자를 가져다가 통로까지 마련해야 했다.


가장 오래되고 낡은 차가 성당에 주차되었고

이삿짐 차에도 책과 몇 가지 짐밖에 없었다고 한다.

모임 때에도 항상 걸어서 혼자 찾아서 오시고 늘 사목에 전심전력을 다 하셨다

얼마 있다 보면 신자들도 신부님에 대한 호불호가 생기기 마련인데 아무도 신부님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있을 수가 없었다.

신자들이 신부님께 동화되어 가고 있던 즈음 너무 빨리 명일동에서 떠나셨다.

그래도 주교님으로 가시게 되어 다들 기뻐했다.

우리나라에서 큰 사제가 되실거라고.


매일 새벽미사를 보좌신부님과 손님신부님까지 함께 집전하셨다.

나는 신부님이 오시던 날부터 가시던 날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미사를 드렸다.

성당 다니기 시작한 후 가장 은총을 받은 시기였던 것 같다

온 정성을 다하여 미사 드리시는 신부님을 뵈 오면 하느님이 옆에 계시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온 성심을 다하여 미사집전을 하셨다.


명일동 본당에 오신 지 4개월여 만에 주교수품을 받으셨다

4개월이 내 신앙생활을 가장 큰 은총의 시간이었다.

우리나라 사제들도 그분의 삶을 본받아 훌륭한 사제가 많이 나오기를 기도드린다.

주교가 되시어 동서울 지역 및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로 일하셨다.

2년 전 담도암 수술을 하신 후 회복을 못하시고 2025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에 선종하셨다.

더 많은 시간이 주어졌으면 한국 가톨릭에도 많은 변화가 올 수 있었을 건데 너무 아쉽다.

주님의 뜻이니 우리는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성직자로서의 가장 훌륭한 짧은 삶을 사시다가 가신 주교님을 닮은 사제들이 많이 나오길 기도드린다.



뜨거운 날이지만 긴 줄을 이어졌다.

명동대성당 지하에서 드리는 연도에 참석했다

하염없는 눈물이 흘렀다

가족이 아닌 죽음에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듯하다.


명일동성당 주임 신부님으로 부임하시던 날


주님!!!

주교님께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천상에 들게 하소서.

그리고 그분의 삶을 잊지 않고 그분을 닮은 사제가 많이 배출토록 기도드립니다

#유경촌 디모테오 주교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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