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이미 회사를 떠났습니다. 출근할 때마다 숨이 턱 막히고,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퇴사 결심은 수십 번도 더 했습니다. 사표를 쓰는 상상도 해봤고, 퇴사 후 하고 싶은 일 리스트도 만들어놨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현실은 통장에 쌓여있지 않은 돈입니다. 돈이 없습니다. 돈이요.
월세, 통신비, 식비, 대출 이자. 매달 나가는 고정비만 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모아둔 돈은 많지 않고, 다음 직장이 언제 구해질지도 모릅니다.
먼저 계산해봐야 합니다. 퇴사 후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절대 감정적이면 안됩니다.
기본 생활비만 해도 월세, 관리비, 통신비, 식비, 교통비 등등.. 너무 많습니다.
최소한으로 줄여도 매달 일정 금액은 나갑니다. 서울 기준으로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월 100만 원은 기본입니다. 부모님 집에 있다면 훨씬 적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금액은 피할 수 없습니다.
대출 상환이 있는 경우 라면요?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대출이 있다면 이자도 내야 합니다. 연체되면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고,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됩니다.
건강보험료도 무시 못합니다. 퇴사하면 회사에서 내주던 4대 보험을 본인이 직접 납부해야 합니다.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면 건강보험료가 생각보다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저도 한때는 건강보험이 지역가입자로 돼서 직접 납부한 적이 있었는데도 회사에서 내주던 감사함을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지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력서에 들어갈 사진 촬영, 면접용 옷 구매, 교통비, 자기 계발 비용 등. 이직 준비에도 돈이 듭니다. 물론 요즘엔 AI시대가 도입되면서 면접용 사진은 쉽게 만들 수는 있어서 이 부분은 지출 범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면접용 옷도 지역에서 무료로 빌릴 수 있는 센터도 많아서 괜찮고요.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최소 3개월치 생활비는 있어야 안심하고 퇴사할 수 있습니다. 6개월치가 있으면 여유롭게 다음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받으면 되지 않나요?"
네 물론 받을 수만 있다면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조건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실업급여는 '비자발적 이직'에 해당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 권고사직, 계약만료, 정리해고 등의 경우입니다.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내고 나오면 원칙적으로 받을 수 없습니다.
예외는 있습니다. 임금체불, 근로기준법 위반, 직장 내 괴롭힘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자진퇴사라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승인 여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또한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이직 전 18개월 중 180일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야 합니다. 1년 차라면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는 보너스가 아니라 안전장치입니다. 있으면 좋지만, 없을 수도 있다는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회사와 이야기를 잘해볼 수 있는 부분인지도 함께 생각해봐야 합니다. 실업급여 조건에 해당되지 못한다면 1년이 안된 시점 퇴사는 퇴직금 없이 나와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현실적으로, 돈이 없으면 퇴사는 정말 위험한 선택입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저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나오면, 생활비 걱정에 이직 준비는커녕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더 좋은 곳으로 이직하기는커녕, 급하게 아무 곳이나 들어가게 됩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돈 걱정 속에서 보내는 공백기는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번아웃에서 회복하려고 퇴사했는데, 통장 잔고를 보며 불안해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심해집니다. 그렇다면 돈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회사를 다니면서 이력서를 쓰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채용공고를 보세요. 회사에 다니는 게 힘들어도, 출근 전 1시간, 퇴근 후 1시간만 투자하면 됩니다. 다음 직장이 정해지고 나서 퇴사하면 경제적 공백이 없습니다.
당장은 못 나가더라도, 3개월만 더 다니면서 저축하세요. 월급을 최대한 아끼고, 지출을 줄여서 비상금을 만드세요. 3개월 후 나갈 때와 지금 당장 나갈 때, 선택권의 차이는 큽니다.
본업 외에 수입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퇴사 후 공백기에 완전히 수입이 끊기는 것보다, 적은 수입이라도 있으면 심리적으로 훨씬 안정됩니다.
지금 월 150만 원 쓰고 있다면, 100만 원으로 줄일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해보세요. 구독료, 외식비, 불필요한 소비를 정리하면 생각보다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돈 모을 때까지 계속 다녀야 하나요? 그 사이에 제가 망가지면요?"
이게 사실..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면, 돈보다 건강이 우선입니다. 번아웃이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면, 극단적 생각이 들 정도라면, 그건 더 이상 버틸 상황이 아닙니다.
하지만 '힘들지만 견딜 만한' 수준이라면, 조금만 더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작정 나오는 것보다,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들고 나오는 것이 당신의 다음 선택지를 넓혀줍니다.
중요한 것은 균형입니다. 건강을 완전히 희생하면서까지 돈을 모을 필요는 없지만, 돈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나오는 것도 위험합니다.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20대 후반~30대 초반이라면, 부모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제 독립했는데, 다시 손 벌리는 것 같아서" 싫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정말 어렵다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몇 개월간 월세를 지원받거나, 실패하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안전망만 있어도 선택의 용기가 생깁니다.
다만 이것도 각자의 가정 사정이 다르니, 가능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돈 때문에 못 나간다"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 없습니다.
이건 현실적인 판단입니다. 무모한 게 용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경제적 상황을 냉정하게 보고, 그에 맞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성숙한 태도입니다. 다만, '돈 때문에 버틴다'와 '영영 못 나간다'는 다릅니다. 지금은 못 나가더라도, 3개월 후에는, 6개월 후에는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그 기간 동안 이직 준비를 하고, 돈을 모으고, 다음 계획을 세우세요. 그렇게 버티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준비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경제적인 이유로 퇴사를 망설이고 있다면, 그건 충분히 합리적인 고민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퇴사를 실제로 결심했을 때,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해야 하는지를 다루겠습니다. 언제 말할 것인지, 어떻게 말할 것인지,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지금 이 순간, 통장 잔고를 보며 한숨 쉬고 있다면, 그것은 나약함이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입니다. 취업과 이직 사이에서 선택의 순간이 고민된다면 저와 함께 해보세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