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거다.

반드시 그럴거다.

by 제이

누구나 인생은 다 처음 살아본다. 늘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 현실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 나 역시도 늘 주어진 조건에서 열심히 살았다.


혼자 첫 자취를 할 때, 그 비싼 월세 45만원을 내면서 4년간 아둥바둥 살았던 적도 있다. '잘'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았다. 월세 45만원에 관리비 4만원, 생활비까지 하면 거의 고정비로 100만원 가까이 지출됐다. 그래도 4년간 혼자 잘 버텼다. 돈을 모을 줄도 모르고 그냥 고정비 나가는 걸 제외한 나머지에서 적금 들고, 또 그 나머지에서 생활하며 살았다.




이직을 하기 위해 몇 개월의 텀이 있었을 때에도 나는 어떻게든 고정비를 충당했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았다. 나에게 한국에 있는 돈을 관리하도록 엄마의 생활비 통장을 맡겼던 당시에도 나는 그 돈을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었다. 나중에는 돈이 부족하다며 의심과 오해를 받았지만..


아무튼 난 주어진 현실 속에서 나름 방법을 찾으며 취업을 하고 생활비를 벌었다. 미국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하고 책임지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내가 받는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늘 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시작하는 방법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사실 의지와 끈기가 부족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가 이끌어주길 바랐고, 그런 사람이 주위에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고 우울했다.




엄마의 친오빠는 첫째라는 이유만으로 할머니의 경제적인 지원을 받으며 강남에 빌딩과 아파트를 샀고, 현재도 엄청난 자산가이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할머니 명의로 된 작은 건물을 삼촌은 본인 아들 명의로 돌렸다. 형제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러한 혜택들을 받는 그 집 자녀들을 보면서 괜한 위화감도 들었다. 그런 환경에 놓이지 않은 내가 싫기도 했고, 한때는 그런 부모님을 원망한 적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너무나도 가고 싶었던 회사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을 때에도 나 스스로의 부족한 점을 생각하지 않고 그 당시 합격한 지원자를 속으로 욕했다. '윗사람들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니 뭐가 있었네', '진짜 여우같네' 등 별 비겁한 소리는 혼자 다 했던 것 같다. 이 얼마나 찌질하고 한심한 소리들인가. 결과는 떨어졌고, 탓이라면 내가 부족했던 탓이다. 그만큼 덜 절실했던 것도 있었을 것이다. 탓만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원하는 걸 얻으려면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남의 눈치를 볼 것도 없다. 내가 당당하려면 그만큼 노력해야 하고, 당당할 만큼 준비해야 한다. 결국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다. 환경을 탓하고, 남을 원망하고, 운이 없다고 투덜거린다고 해서 내 삶이 나아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생각들이 나를 더 작게 만들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빼앗아 간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피해자'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내가 못한 이유를, 내가 가지지 못한 이유를 환경 탓으로 돌리면 조금은 편했으니까. 하지만 그건 나를 위로하는 게 아니라 나를 가두는 일이었다.


이제는 안다. 누구나 인생은 다 처음 살아보는 거고, 누구에게나 주어진 조건은 다르다는 것을. 중요한 건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것. 오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졌느냐는 것.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이끌어주길 기다릴 게 아니라, 내가 먼저 한 걸음씩 내딛어야 한다는 것을. 작은 시도들이 모여 길이 되고, 그 길 위에서 나는 조금씩 성장한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내 인생을 처음 살아본다. 완벽하지 않아도, 때로 비틀거려도, 그래도 앞으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