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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이 넘치나이다

by ok란



나는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믿으며 성장했다. 성경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겼고 청소년 시기에도 오직 신앙 안에서 하나님을 벗어나지 않고 살았다. 그때는 내가 성숙한 신앙생활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스물일곱에 결혼을 했을 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는 것에 큰 기쁨을 느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러나 결혼 2,3년이 지나면서 임신이 안 되는 불안감이 나를 힘들게 했다. 부모님과 주변의 친척들은 내게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가 언제쯤 생길까?’ 하는 염려로 나의 마음은 점점 무거워지고 주위 사람들의 걱정이 나를 압박했다.

그래서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우선 인공수정 시술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병원 측에서는 쉬었다 하자고 한다. 그 외에도 한의원에서 한약을 먹거나 유명한 기도원에 가서 기도를 하며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그러나 그 모든 방법들은 나의 기대를 벗어났다. 내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갈 때, 더 이상 세상적인 방법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하나님을 온전히 찾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는 교회에 다니며 기도는 했지만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나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려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세상적인 방법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사람은 자신의 길을 계획할 수 있지만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 시니라. “ ( 잠언 16장 9절)


이 말씀을 깊이 새기며, 나는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할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나의 기도 생활에 변화가 일어났다. 40일 동안 새벽기도를 작정하고 매일 새벽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 기도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 중요한 시간이었고, 하루하루 하나님과의 깊은 교재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기도가 계속될수록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과의 뜻이 점점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았다.


이렇게 기도하던 중 5일째 되는 날, 나는 꿈속에서 한 사람에게 업혀 물가로 내려갔다. 그 물은 맑고, 모래알이 선명히 보일 정도로 깨끗했다. 물속에 반짝이는 조개들이 춤추듯 빛을 내고 있었다. 나는 “와! 여기에 조개가 있네." 하자 그 사람은 얼른 나를 내려놓았고 내가 조개를 줍자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기 가면 더 좋은 것이 있으니 이건 다음에 주어라. “ 그리고 다시 나를 업고 얕은 물가에서 무릎까지 닿는 진흙물인 깊은 물가를 지나 한적한 땅으로 올라섰다.

그곳은 통제구역이라 하였고 넝쿨 속에는 팔뚝만 한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그 사람은 첫 번째 열매를 따라고 신호를 보냈고, 나는 그 열매를 신속하게 따서 품에 안았다. 그런데 할머니 둘이 옆에서 나를 째려보며 “누구 허락 맞고 가져가느냐?”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겁이 덜컹 나서 두려워하고 있는데 그 사람이 두 할머니에게 호통을 쳤더니 갑자기 순간이동하듯 사라졌다.


그 후에도 하나님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나에게 확신을 주었다. 그 어떤 의심도 내 마음에 들어설 틈이 없었다. 나는 그 믿음으로 하나님께 계속 기도하며 임신 소식을 기다렸다. 기도는 끓이지 않았고, 나는 아기를 기다리며 하나님께 많이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아기 소식은 쉽게 오지 않았다. 그 소식이 오기 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하지만 그 기쁨의 소식을 확신하고 기다렸다.


40일 기도가 끝나고 나는 다시 40일 작정기도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급하거나 절망적이지 않았다.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면서 그 응답을 받을 때까지 인내하며 믿음을 지키려 했다. 하나님께서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내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느 날 셋째 형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형님은 나에게 무슨 좋은 일 있느냐고 하면서 꿈 이야기를 했다. 나에게 주먹만 한 것을 주고 싶어 받으라고 권했는데 내가 계속 거절하다가 마지못해 받았다고 한다. 어쩌면 내가 꾼 꿈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는 좋은 일 있는데 나중에 얘기해 드릴게요. 하면서 형님에게 내 꿈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드디어 임신을 하게 되었다. 내 입에서는 기쁨의 찬양이 흘러나왔다.


“할렐루야!! 여호와께 감사하라

그는 선하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 (시편 107편 1절)


결혼한 지 5년, 그 3년이라는 세월이 내가 준비되어야 할 시간이었고, 하나님이 나를 훈련시키셨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나와 내 가정을 위해 이루실 계획을 기대하며 나의 삶을 더욱 하나님께 드리기로 결단했다.


“주 여호와여 주는 나의 소망이시요 내가 어릴 때부터 신뢰한 이시라.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를 의지하였으며, 나의 어머니의 배에서부터 주께서 나를 택하셨사오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시편 71편 5~6절)


그 후 남편은 집사직분을 받았고 벌써 30년이 흘렀다.

그동안 하나님께서 순간순간 지켜주신 은혜에 감사하며, 나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하나님께서 나와 우리 가정을 통해 이루실 계획을 기대하며, 남은 인생도 “하나님 나를 사용해 주세요!”라고 기도할 것이다.


2025년 4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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